투철한 군인정신이 빛나는 IMBA의 탑건, 35기 배중범 원우 인터뷰
- bizs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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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04
1. 안녕하세요 배중범 원우님(소령님),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기라성 같은 IMBA 졸업생/재학생들만 할 수 있다는 인터뷰에 저를 초대해 주시니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합니다. 저는 현재 공군 소령이고, 충청지역 소재의 전투비행단에서 전투조종사로 복무하고 있습니다. 공군사관학교를 2006년도에 졸업하고, 공군 소위로 임관해서 현재까지 일선 전투비행부대에서 군 경력을 쌓아오고 있으며, 주 기종으로는 대구에서 F-15K를 10년 정도 조종하며 교관조종사로서 각종 작전/훈련에 참가하였고, 2017년도에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도입 조종사로 선발되어 미국에서 교관교육을 받고, 지금까지 공군에서 전력화 임무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2020년에 성균관대 IMBA 과정이라는 좋은 기회를 접하고 35기로 입학해서 여러 훌륭한 교수님들과 원우님들을 만난 것을 인생의 큰 행운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하여 직접 출석하며 교류하는 횟수는 적었지만, 그만큼 더욱 애틋하게 동기 원우들이 서로와의 만남을 그리워하며 서로를 아끼는 모습이 코로나 직격탄 기수로 유명한 35기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교육과정도 훌륭했지만, 사회 각계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기원우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저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앞으로 남은 군생활도 더욱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동기부여를 얻게 되었습니다.
2. 육군, 해군, 공군 등 여러 분야 중에 공군을 선택한 이유와 군인이 된 계기가 있는지요?
저의 진로는 고등학생 때 정해진 것 같습니다. 인생의 진로를 정하기에는 상당히 이른 시기이지만, 반대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학생 때 나름 성적이 좋았던지라 의학 계열 진로를 고민했었지만 고교2학년 때 모교에 홍보하러 온 선배들과 선배들이 입고 있던 제복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습니다. 원래 꿈은 군인이 아니었고, 사실 경찰대학에 진학하여 경찰 간부로서의 꿈을 그렸었는데, 경찰대학과 사관학교의 공통점인 국가인재 양성 목적과 대학교육 커리큘럼이 유사하여, 두 학교 입시를 함께 준비하였습니다. 육/해/공군사관학교 중 공군사관학교를 선택했던 이유는 담임선생님과의 상담과정에서의 진로 안정성과 직업적인 생활여건 측면에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고, 그 때 방영하였던 한국드라마 ‘에어포스’도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탑건1이 그 때 개봉했더라면 더더욱 많은 동기부여를 받았을텐데, 저는 그 때 당시는 탑건1을 본 경험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제가 이렇게 공군에서 오랜 기간동안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입시과정에서 공군사관학교에 최종 합격하여 2002년 고등학교 졸업식도 참석하지 못한 채 사관학교에 입학하여 현재까지 우여곡절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공군에 몸담게 되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적성과 맞지 않아 그만 두고 싶었던 적이 100번은 넘었던 것 같은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만 둘 용기가 없어서 그만두지 못했던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경찰에 대한 미련도 많이 남아있지만,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에 나온 구절들을 생각하며 현재 제가 걸어온 길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단, 저는 군인이라는 사명을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필요한 필수요소’라고 생각하며 국민과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칠 수 있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점점 나이는 들어가고 이제 전투기를 조종하는 일선에서 곧 물러나야 할 시기가 오지만, 젊은 시절 하늘을 제패하며 최강의 전투기로 대한민국을 수호했다는 추억은 아들에게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구에서 근무할 때, 대위 시절에 1년 후배장교인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되었고, 현재는 8세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세 가족이 오손도손 즐겁게 잘 살아가고 있는데, 저의 비행스케줄과 비행안전 때문에 많은 부분을 신경써 주고, 매번 양보하는 아내와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공군장교라는 신분이 국가공무원이자 공인으로서 많은 제약과 의무, 책임이 뒤따르지만, 그만큼 절제된 행복을 추구하며 즐기는 것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일확천금의 부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많은 권력이 주어지는 고위직도 아니지만, 묵묵히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하고 제복에 부끄럽지 않는 지금의 절제된 삶이 아직까지는 좋습니다. 참고로, 절제라는 단어를 쓰긴 했지만, 저도 아직 술을 잘 절제하지는 못하고 그만큼 노는 것도 좋긴 합니다.
3. 공군에 재직중인 동시에 경영대학원IMBA 과정을 성실하게 임하였다고 들었습니다. 학업과 함께 병행하기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공군 전투조종사로서, 그리고 경영학/재무회계/마케팅 등의 비전공자로서 새로운 학업의 영역은 언제나 도전적 과제였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쁨은 있었지만, 주경야독하기에는 쉽지 않았고, 더구나 저는 사무직이 아닌, 항상 지상 업무와 필드 트레이닝(전투기 조종)을 겸해야 하기 때문에 모드 전환이 쉽지 않았고, 밤에는 항상 피로에 절어 일찍 잠들기 일쑤였습니다. 시간 없다는 핑계가 가장 미련한 핑계이지만, 정말 시간만 충분했다면 한 과목 한 과목 깊게 탐구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나마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주말에 출석의무가 없어지고 그만큼 통학시간을 벌긴 했지만, IMBA의 생명인 원우들과의 네트워킹을 하지 못한 것도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군 복무와 함께 학업을 지속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적극적인 지지와 도움, 그리고 함께 수업 들었던 동기 원우님들의 전문적인 지식 전수과 코칭, 교수님들의 배려와 가르침으로 2년동안의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었고,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주변에 후배들이 IMBA에 대하여 문의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럴 때면 저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큰 장점에 대해 부각하여 설명하곤 합니다. 저 또한 IMBA 과정을 통하여 단 한 번의 후회도 없었기에 자신있게 후배들에게 소개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재학생 기수에 공군 조종사 후배들이 없다는 사실이 슬프기도 합니다. (제 평소 생활 모습을 본 후배들 입장에서, 제가 추천한 게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4. 학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사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학교에 직접 출석한 경험이 10회도 되지 않는 것 같고, 입학초기에 사재기해 놓았던 주차권들 묶음이 차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환불 안 되나요? 당근마켓에 팔아야 할지) 그만큼 학교 생활에 대한 동경이 아직 많습니다. 게다가 저는 학사과정을 사관학교라는 특수대학교에서 마쳤기 떄문에 캠퍼스의 낭만을 느껴보지 못했던 지라, 더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에 수업을 수단화하여 동기원우들과 학교 앞에서 낮술자리도 함께 하고 서울에서 택시 타고 충청도인 저희 집으로 왔던 기억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IMBA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3학기 때 창업실무론(김우진 교수) 수업이 오프라인으로 개강되면서 수업을 빌미로 원우들과의 네트워킹을 위해 꼬박꼬박 출석하며 수업도 열심히(?) 듣고, 전후로 열심히 모임에 참석했던 추억이 깊게 남습니다. 교수님께 수업 첫 날에, 창업에 관심 없다고 대 놓고 선언해서 교수님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던 기억도 있는데,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도 전합니다.
5. 배중범 원우님(소령님)은 어떤 군인, 어떠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가요?
저는 전투기 조종사로서 현재까지 약 17년 동안 장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최신예 전투기로 한반도와 바다 상공을 누비며, 남자로서 누릴 수 있는 로망도 느껴보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 국가에 대한 충성심, 제복의 멋 등 많은 내적 동기부여에 의해 군생활을 긍정적으로 해왔던 것 같습니다.
또한, 군에서 굵직굵직한 무기체계의 전력화 현장에 있었다는 자부심도 가득하고, 현재도 후배들에게 전술과 작전 노하우를 전수하는 최선임 교관조종사라는 직책에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법령에 의하여 앞으로 지금까지의 군생활 한만큼의 시간을 군에서 헌신할 수 있으며, 그 이후로는 명에 의하여 퇴역을 할 것 같습니다. 진급하는 계급에 따라 다소 폭은 다르겠지만, 남은 군생활도 절제의 미학 속에서 군인답고 공인다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주어진 의무에 최선을 다하면서 신앙 속에서 기도하며 앞으로의 군생활에 임하고 싶고, 동기원우들께는 정말 성공으로서 보답하고 싶지만, 저는 ‘성공한 군인’이 되기 보다는 ‘진짜 군인’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