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소식] 신라HM 대표이사 박상오(경영학과 82) 긴 호흡으로 차근히 정립해 나가는 근본
- bizs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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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02
“호텔과 리조트가 여행의 목적지가 되는 시대”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Shilla Stay)와 어퍼 업스케일급 브랜드 신라모노그램(Shilla Monogram)을 운영하며, 한국 호텔업계와 긴 걸음을 함께하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신라HM의 초대 대표이사 박상오 동문(경영학과 82)이다.
호텔신라가 2014년 신라스테이 본부를 자회사 신라스테이(현 신라HM)로 분사하면서 초대 대표에 선임된 박 대표는 이후 10년째 신라HM의 수장을 맡고 있다. 신라HM은 브랜드 파워와 호텔신라 그룹의 견고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창궐한 2020년에도 큰 타격 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이어 1년 만인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22년에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호텔신라 그룹의 핵심 사업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 해 동안 100만 개 이상의 객실을 판매하며 호텔업계의 미답지를 개척하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호텔운영전문회사’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그는 현재도 도전의 포석을 다져가며 호텔업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자랑스러운 성균인이자 경영인 박상오 동문을 만나 그가 선사하는 경영의 정수를 들어 보자.
|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1982년에 경영학과에 입학하고 1989년 졸업 후, 삼성그룹(호텔신라)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입사 이후 줄곧 경영관리부서에서 근무하다가 2009년 임원으로 승진했으며, 2013년에 호텔신라가 사업 확장을 위해 새롭게 출시한 브랜드 신라스테이(Shilla Stay)를 운영하기 위해 설립된 신라HM(Hospitality Management)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현재까지 재직 중입니다. 현재 신라HM은 신라스테이뿐 아니라 상위 브랜드인 신라모노그램(Shilla Monogram) 또한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 신라스테이(현 신라HM)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래 10년간 브랜드를 이끌어 오셨습니다. 호텔업계에서 오랜 기간 최고경영자로서 계신 가운데, 대표이사로서의 첫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삼성그룹(호텔신라)에 입사하여 임원이 되기까지의 20여 년은, ‘호텔의 성장은 철저하게 룸 KEY(객실 수 혹은 프라퍼티 수)에 달려 있다’는 생각을 굳혀 가는 기간이었습니다.
당시 서울과 제주 두 곳의 호텔만을 운영 중이었던 상황에서는 기업으로서의 성장은 물론, 직원들 개개인의 꿈을 펼치는 데에도 너무나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한편으로는 호텔업이라는 것이 초기에 막대한 투자가 수반되고 그 회임 기간도 길어, 직접 투자를 통한 신규 진출에는 큰 위험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임원으로 승진한 후 2011년쯤, 금융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엔고 현상으로 일본 관광객의 입국이 증가하는 등 호텔의 사업 여건이 급격히 개선되는 상황이 전개되어, 이는 외부 자본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신규 브랜드 진출에 대한 치열한 내부 토의를 거친 후, 2012년에 4성급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를 선보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후 2013년에 신규 브랜드 진출을 지지한 임원 중 한 사람으로서 제가 신라스테이 본부를 맡아 신규 프라퍼티의 입지 선정, 설계, 시공, 오픈 준비, 운영 등의 전반적인 업무를 도맡게 되었습니다. 2014년에 들어서는 신라스테이를 운영하는 회사를 별도로 만드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겠다는 판단에 따라 호텔신라의 자회사로 별도 법인을 설립하였고, 제가 초대 대표이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이후 신라스테이의 상위 브랜드인 신라모노그램을 론칭하고 이를 함께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16개의 신라스테이 브랜드와 1개의 신라모노그램 등 총 17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해 평균 1.4개 수준의 신규 프라퍼티를 오픈해 왔고, 12년이 지난 현재는 외형적 성장뿐만 아니라 내실을 다짐으로써, 적어도 국내에서는 호텔 운영사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고 자부합니다.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신라스테이 삼성
| ‘신라스테이’는 다른 비즈니스호텔과 어떤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생각하시나요?
호텔 운영의 3대 요소를 브랜드력, 탑라인(Top Line)* 확보력, 원가경쟁력이라고 봅니다. 브랜드력은 모회사인 호텔신라의 후광을 입은 측면이 매우 크고, 이를 바탕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타 경쟁사와의 큰 차별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원가경쟁력은 결국 프로세스 경쟁력에서 비롯됩니다. 경쟁력이란 프로세스의 혁신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업무 체계의 정립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탑라인(Top Line): 기업의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위에 나오는 숫자. 즉 총매출(Gross Sales)을 뜻한다.

▲신라모노그램 강릉
| ‘신라스테이’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한 ‘2024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비즈니스호텔 부문에서 5년 연속 1위를 수상했다고 들었습니다. 꾸준한 성과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호텔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그 업의 지속 가능성은 브랜드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호텔의 경쟁 요소 중 브랜드력과 탑라인 확보력, 원가경쟁력은 상호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라 시너지의 영역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탄탄한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탑라인을 개선하고, 극대화된 탑라인과 원가경쟁력은 곧 브랜드에 대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이루게 됩니다. 특히 재무나 환경 측면으로 어려울 때도 이 부분에 대한 투자는 지속해 온 결과를 고객님들께서 높이 평가해 주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대표님만의 경영 철학이 궁금합니다.
우연이나 환경에서 얻은 좋은 성과보다는 체계적인 프로세스 하에서의 실패가 더욱 의미 있다는 것입니다. 우호적인 환경요인에서 기인한 성과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나 기계화할 수 없는 호텔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체계화된 프로세스의 중요성은 더 크다고 봅니다. 긴 호흡으로 차근히 근본을 정립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성과를 볼 수 없을지는 모르나, 종국에는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대표이사라는 자리를 오랜 시간 지켜오신 입장에서, 그 자리에 필요한 자질과 감당해야 할 무게는 어떤 것이었나요?
어떤 조직의 장에 있어서 핵심 경쟁력은 그 업의 본질과 관련된 전문성과 실행력, 그리고 조직을 회사의 전략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통솔력이 좌우합니다. 업의 본질에 대한 부단한 연구를 해 나가는 동시에 이를 실무에서 적용하고 잇따른 결과에 대한 인과관계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피드백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리더십입니다. 그 리더십은 누구보다 우위에 있는 지식으로 ‘나를 따르라’ 하는 영역이 있고, 한편으로는 큰 방향의 한 틀 속에 있다면 ‘뜻대로 다하라’ 하는 분야가 있을 수 있습니다. 두 영역은 적절한 조화의 문제를 넘어, 철저하게 계산된 가운데 실행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 성균관대학교 재학 시절, 경영학도 박상오 학우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1학년 때는 경영 계열로 입학하였으며, 2학년이 되어서 경영학과와 회계학과로 나뉘었는데 돌아보면 1학년 때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대로 원 없이 놀아 본 것도 아니고, 아무 의미 없이 흘려보냈던 시기였습니다. 1년 내내 무의미한 대학 생활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이래서는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어려운 집안 형편에 동생이 또 대학에 들어오게 되어서 1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했습니다.
제대 후 복학하니 친구들은 대부분 군에 있어서 85학번 후배들과 대학 생활의 나머지 3년을 함께했습니다. 졸업 연도가 되어 그동안 준비했던 다른 진로에 실패하면서, 기업을 간다면 다양한 길이 열려 있는 대기업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대학 생활은 입학부터 생각했던 진로까지 결국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게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당시에 대학생이면 누구나 다 하는 담배, 당구, 커피, 포커조차 배워보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실패로 점철된 학창 시절이지만 그럼에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는 사실은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또래 대부분의 가정이 그렇듯이 경제적 여건이 넉넉하지 않고 4남 3녀의 형제자매가 많은 집에서 나서, 위의 형님 두 분은 대학에 보내지 않으셨음에도 저를 대학에 보내 주신 것만으로도 고마운 시절이었습니다. 대학원 등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상황이었으니 이 부분이 경영학과를 선택한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영학이라는 게 그렇듯이 (최고)경영자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거짓이겠지요. 그러나 저의 노력과 꿈보다는, 부모님과 저를 위해 희생하신 형제자매, 지금의 가족, 그리고 사회에서 만난 여러 인연의 도움이 현재의 저를 있게 한 근간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 앞으로 대표님과 신라HM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신라HM은 호텔신라의 브랜드 중 신라모노그램(5성급), 신라스테이(3, 4성급)를 운영하고 있고, 향후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게 되면 이 또한 신라HM에서 운영하게 될 것입니다.
즉, 신라HM은 호텔의 소유가 아닌 운영전문회사로 성장해 갈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 신라스테이 브랜드 16개와 해외(베트남 다낭)에 신라모노그램 브랜드 1개를 포함한 총 17개가 운영 중이며, 올해 중으로 신라모노그램이 강릉과 중국 시안 두 곳에 더 오픈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다수의 신라스테이, 신라모노그램 브랜드의 호텔이 국내외에서 계약을 추진 중입니다.
늘 제게는 ‘다른 산업에서는 한국 기업이 세계적으로 선두를 점하곤 하는데, 호텔산업은 왜 그렇지 못할까’ 하는 의문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신라HM의 목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호텔운영전문회사로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이는 먼 훗날의 구호만 있는 희망 사항이 아니라 현재 실질적으로 이루어져 가고 있습니다. 저는 초대 대표이사로서 그 초석을 깔아가고 있을 뿐, 그 확산과 완성은 우리 후배들의 몫이 되겠지요.
| 최고경영자로서, 경영학도 후배들에게 따뜻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기업에 있어서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 중의 하나인 시대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느 기업이든, 어떤 영역이든 하나의 요소로 성공을 결정할 수만은 없습니다.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과 혁신적인 사고, 통찰력을 손에 쥐고 여러 구성 요소를 분석해야 합니다. 계획을 수립하고, 그 실행을 관리하고, 문제점을 파악하여 개선하고, 또한 그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의 역량을 그것에 맞게 일직선상에 놓는 일련의 과정이 기업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러한 기업에서의 필요 역량을 배양하는 역할로서는 경영학이 최적화된 학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다닐 때보다 훨씬 훌륭한 후배들이 많이 와 주어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가 힘이 납니다.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기 위해 늘 긴장을 주는 후배들이 고맙고 장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발전기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