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MBA- 이머전(켈리스쿨 오리엔테이션) 후기
- SKKG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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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04
Executive MBA Immersion I
Indiana University Kelley School of Business
김찬중, EMBA Class of 2021
Intro (MBA를 앞두고, 5월)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길, GOD
내가 MBA를 지원하게 된 시점의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곡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 직장인들의 심정이 대부분 저러하지 않을까, 내가 지금 맞는 길을 가고 있는지, 이게 내가 택한 길인지, 회사 혹은 다른 누군가가 택한 길을 단순히 따라가고 있는지, 한 집안의 아빠/엄마로써, 혹은 누군가의 아들/딸로써, 회사에서는 CEO/임원/팀장/팀원으로서의 삶은 있으되, 정작 나라는 존재는 없이 내 스스로 나를 가두고 규정 지어왔던 삶에서 한줄기 탈출구가 필요했던 시점에 SKK GSB/Kelly EMBA라는 기회가 다가왔고, 고민한 순간부터 지원하기까지는 며칠이 채 걸리지 않았다.
At the Beginning (Orientation, 8/3) – 사람을 보아야 한다.
처음 오리엔테이션 날 마주한 32명의 우리 역시 첫 시작은 여느 비즈니스 미팅과 다를 바 없었다. 뭔가 다름을 느끼기 시작한 건, 오후에 상대방의 얼굴을 서로 그려주는 수업이었다. 사실 처음 이 과제를 접할 때만 해도 “코스 후기에 이 수업은 내년부턴 필히 제외 시켜야 한다고 의견을 내야겠다” 고 굳게 마음 먹었었다. 거울 속 내 얼굴도 하루 5분 이상 들여다보지 않는데, 하물며 남이 내 얼굴을 30분 이상 빤히 쳐다보다니..상상하기도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주입식 교육에 특화된 (?) 대한민국 학생들 답게 그려야 할 대상과 시간이 주어지자 다들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파트너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놀랍게도 처음으로 그 사람의 회사와 직급, 나이가 아닌 그 사람 자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강의는 ‘모든 일의 기본은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는 심플한 메시지가 핵심이었다. 내 가슴 한 켠에 죽어있던 심장이 조금씩 뛰기 시작한 건 바로 그때부터였다.
The Leadership Challenge (Prof. Doug, 8/12~8/15)
1) What motivates us: Autonomy
사람은 무엇에 반응하는가? 엄청난 성과급? 혹은 승진? 복지혜택? 놀랍게도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얼마만큼의 자율성이 보장되는가, 즉 내가 이 일의 주인인가 여부라는 것이 스터디 결과를 통해 확인되었으며, 이에 Leader로써 조직과 직원들을 어떻게 Encourage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었던 내용이었다. 이 스터디 결과로 본다면 오히려 성과급과 같은 금전적인 혜택은 조직의 발전에 오히려 (-)가 되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대부분의 회사들이 취하고 있는 솔루션이 과연 맞는 방법인지에 대해 경종을 울려주는 내용이었다.
2) Delivering the Results
Leader는 늘 결과로 말해야 한다. 비록 나는 이번 기수에서 막내의 신분이긴 하지만 내가 속한 위치에서 리더로써 교수님으로부터 들은 수업내용을 기반으로 작은 시뮬레이션을 한가지 시도해보았다. 8/14 3일째 되던 날, 우리는 교수님으로부터 GlobalTech라는 어려움에 빠져있는 기업 직원들로 하여금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회사를 회생시키는 “Solution Packaging”을 제공하는 컨설턴트로써 역할을 부여 받았다. 당시 우리의 미션은 31명이 6개의 팀으로 나누어 각 팀이 주요 보직에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을 Summary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교수님이 공유한 Solution Program들을 주어진 예산과 기간 범위 내에서 배정하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돌려서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14% 수준인 조직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비록 배정받은 팀이 다르긴 했지만, 동기들을 위해 자율적, 자발적으로 개인정비시간 일부를 할애하여 2가지 Tool을 공유하였다. 한가지는 19명의 주요 보직자들에 대한 인터뷰 Full Script를 Word로 정리하였고, 나머지 한가지는 Solution Program에 있는 개별항목들을 해당 팀에서 Solution Package에 포함시킬 때마다, 잔여 예산과 기간이 얼만큼 남아있는지를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엑셀 툴이었다. 그리고 이 행위에는 기본적으로 아래의 두가지 Trust가 기반이 되었는데, ① Helping Tool을 통해 동기들이 좀 더 본질적인 업무 (인터뷰 Summary, Discussion 등)에 집중하고 ② 절약된 시간을 통해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좋은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는 부분이었다. 내가 투자한 1시간으로 다른 30명의 1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가 30시간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 결과는? You know what? 총 6개 팀 가운데 4개팀이 80% 이상의 높은 점수로 통과하였고, 1개 팀은 1% 미달한 59%, 그리고 내가 속한 팀은 아쉽게도 50%에 그쳐 미션에 실패하였다. 이 결과 외에 나로 하여금 짜릿함을 느끼게 했던 순간은 교수님께서 우리의 1위팀이 같은 주에 수업을 한 퍼듀 MBA 학생들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였다. 비록 내가 속한 팀은 오히려 실패하긴 했으나, 뭔가 회사에서 일할 때는 느껴보지 못한 성취감과 쾌감, 감동이 있었고, 아마도 이는 특정 1개팀의 성과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일궈 낸 성과라는 공감대가 기반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The Leadership Challenge (Prof, Michael, 8/15~16), Outdoor Activity
우리에게 주어졌던 임무들은 길 찾기, 로프를 이용해 물건 옮기기, 드럼통 굴리기 등의 과제였고, 각각의 과제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과제들을 수행하면서 내가 동기들에게 감사함과 감동을 느꼈던 부분은 물리적 신체적으로 어려운 과제들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자발적으로 다같이 그 일들을 수행 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는 분명 열심히 미션을 수행할 자율도 있었지만, 이면에는 리더로 자원하지 않을 자율, 리더의 말을 듣지 않을 자율, 사회에서의 직급, 나이 등을 핑계로 힘든 일에서 조금 비켜서 있을 수 있는 자율 등도 같이 주어졌음에도 어느 한 사람도 그런 자율을 행사한 사람은 없었다. 나이와 직급 상으로도 막내인 내 입장에서는 어쩌면 모든 동기들이 나라는 사람을 존중해주고, 각자의 눈높이를 내 위치까지 하향 평준화해주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동기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먼 미래에 나 역시도 어느 조직의 대표, CEO Level까지 성장하여 Class of 2021 전체의 레벨이 상향평준화되는 그 날, 누군가 오늘날의 당신을 이 자리까지 있게 해 준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주저하지 않고, SKK GSB/Kelly EMBA와 동기들이었다고 답변하고 싶다.
Conclusion (맺음말)
지금 이번 여정이 우리 Class of 2021의 앞으로 남은 18개월 여정의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매우 감사하다. 앞으로의 내 남은 인생은 이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날들로 채워질 수 있다는 면에서 또 한편으로는 왜 좀 더 일찍 이들을 알지 못했는가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유명한 한 스님의 “시절인연”이라는 말처럼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고, 서로가 마주할 만큼 인연과 시기가 무르익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의 시기는 이제 막 서로를 만나기 좋은 시점으로 무르익었던 게 아닐까. 그런 관점에서 Right Time at the Right Moment에 우리가 만날 수 있도록 기회와 자리를 제공해 주신, 이재하 원장님, Eric Shih 부원장님, 조화연 팀장님, 그리고 김소윤 매니저님 외 모든 SKK GSB/Kelly EMBA Staff 여러분들께 이 후기를 통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