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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교수 엮음
『번역문학의 상상력과 동아시아』 - 『번역문학의 상상력과 동아시아』 무엇을 번역하고 어떻게 상상했는가? 이 책은 서구 사상과 문학이 복잡다단한 경로를 거쳐 동아시아에 도달한 과정을 추적한다. 유럽의 여성 해방론, 미국의 휴머니즘과 모성애, 종교적 전통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에는 동아시아적 자장을 꿰뚫고 지나간 번역의 역사적 흔적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또 한국, 중국, 일본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해석된 계몽의 이면과 혁명가의 초상을 생생하게 포착한다. 프랑스 혁명과 헝가리 혁명, 메이지 유신과 5․4운동은 격변기 동아시아의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상상력의 지평을 드러내면서 근대문학의 상을 만들어 냈다. 번역은 서구와 동아시아 사이에서, 그리고 동아시아 각국을 이동하며 서로 다른 파장을 낳고 새로운 문학적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번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확장했는가? 이 책은 일국적 정체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동아시아적 주체와 번역의 시공간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식민지 작가 장혁주와 김사량은 제국 일본으로, 반식민지 중국으로, 또 다른 식민지 만주와 타이완으로 이동하면서 동아시아의 문학적 경계를 넓히고 언어적 행간의 차이를 생성해 냈다. 또 상하이의 조계지에서 중국어로 번역된 조선 설화와 동화에는 서양과 일본을 거쳐 먼 길을 되돌아온 텍스트의 운동이 응축되어 있으니 그 자체로 작은 동아시아를 대변한다. 동아시아의 번역적 상상력은 한국전쟁을 둘러싼 이념적 네트워크를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책에서는 처음으로 북한과 중국의 번역문학 매체를 다루고, 사회주의 문화예술에 투영된 진영 연대와 냉전의 시대감각을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했다. 한국전쟁과 냉전을 거치며 축적된 번역문학의 구체적인 실상은 그동안 우리가 주목하지 못한 또 하나의 동아시아를 상상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복수의 번역문학과 차이의 동아시아 이 책은 20세기 초부터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계몽과 혁명, 침략과 저항, 전쟁과 분단으로 점철된 시대를 다루고 있다. 또 제국과 식민지, 중일전쟁과 한국전쟁, 냉전의 한복판에서 번역을 통해 서로 다른 동아시아를 상상하며 재발견한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 번역문학은 동아시아가 단수형이 아니라 운동하고 실천하는 상상력의 시공간으로 존재하며, 수많은 차이와 끊임없는 문학적 대화를 통해 공존하고 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번역문학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중견 학자들의 글을 통해 한결 풍부한 동아시아를 접할 수 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24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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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4-09
- 조회수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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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교수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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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 한국어문학총서 4권 『에코 프리즘』 출간
- 성균 한국어문학총서 4권 『에코 프리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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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3-21
- 조회수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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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회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연합 학술교류회 성료 (26.2.3)
- 2026년 2월 3일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제6회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연합 학술교류회’가 성료되었습니다. 2023년 서강대에서 첫 행사를 시작한 이후,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연세대를 거쳐 올해는 성균관대에서 열렸습니다.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연합 학술교류회는 신진 연구자들이 소속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넓은 학문의 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통로가 되어왔습니다. 이번 제6회 행사 역시 그 취지를 이어받아, 우리 국어국문학의 미래를 짊어질 연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행사 기간 동안 발표된 다채로운 주제들은 오늘날 국어국문학이 마주한 쟁점들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었습니다. 참여한 대학원생들은 각자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로의 시각을 교차시키며 새로운 학문적 자극을 주고받았습니다. 비슷한 관심을 둔 동료를 발견하고, 혼자만의 연구 고민을 보편적인 학술 담론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 참여해주신 모든 연구자와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이 교류의 장이 우리 학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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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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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K21 제4회 한국어문학 전국학술캠프 참가 (26.1.27-28)
- 우리 BK21 교육연구단은 지난 1월 27일 전남대학교에서 개최된 ‘제4회 한국어문학 전국학술캠프’에 참가했습니다. 전남대학교 지역어문학 기반 창의융합 미래인재 양성 교육연구단이 주관한 이번 학술대회에서, 소속 대학원생들은 논문 발표와 토론을 맡아 활발한 학술 교류를 수행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진연구인력을 비롯하여 석·박사 과정생들이 문학 텍스트 분석, 영화 연구, 비평사 재조명 등 폭넓은 주제로 연구 성과를 공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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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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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성균관대-대만 거점대 한국학 차세대 연합 워크숍 성료 (26.1.19-21)
- 성균관대학교와 대만 거점대학교가 함께한 제3회 한국학 차세대 연합 워크숍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한국과 대만의 신진 연구자들은 '경계와 이동'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한국학의 지평을 넓히는 다채로운 논의를 전개했습니다. 첫 번째 세션인 「지역연구의 경계에서」는 한국학이 마주한 지리적·학문적 범위를 재검토했습니다. 동아시아 사회를 흐르는 감정의 결을 분석한 정동론부터 한국과 아프리카 연구가 만나는 지점, 오사카 코리안타운에 형성된 재일조선인 문화의 지형, 그리고 외국인 교환학생을 위한 한국문학 교육 방안까지 총 네 편의 연구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이어지는 「규범에서 정치로」 세션에서는 언어와 담론에 내재한 정치성을 깊이 있게 탐구했습니다. 한글 맞춤법 교육의 현주소와 한일 양국 외래어가 거친 의미의 변화를 짚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대만과 한국 언론이 중국이라는 변수를 보도하는 방식과 냉전 시기 두 나라가 시행한 기지촌 여성 관리 정책을 비교하며 권력과 언어의 관계를 고찰했습니다. 마지막 세션인 「움직이는 모더니즘」은 전후 동아시아 문학 속에 나타난 시간과 젠더, 그리고 주체의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신적 폭력'의 관점에서 반영웅 캐릭터를 분석하고, 소설 『소년이 온다』가 보여주는 기억의 전승 구조를 살폈습니다. 1950년대 한국과 대만의 모더니즘 시를 비교 분석하고, 1970년대 초 박정희 정권 시기 '속도'와 '젠더'가 맺어온 역학 관계를 규명하는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이번 행사는 성균관대학교 비교문화협동과정, 국어국문학과, BK21 교육연구단이 주관했습니다. 국립대만사범대학 한국학연구센터와 중국문화대학 및 국립정치대학 한국어문학과가 협력하며 양국 한국학 연구의 결속을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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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1-29
- 조회수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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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회 성균국제문화연구연례포럼(SICSforum) 성료 (26.1.9-1.10)
- 지난 1월 9일(금)부터 10일(토)까지 양일간 진행된 <제6회 성균국제문화연구연례 포럼: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문학문화와 독서>가 연구자와 청중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디지털 전환 이후 재편되는 매체 환경 안에서, 변화한 문학 향유의 양상과 새로운 독자층의 등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텍스트힙’으로 대변되는 젊은 층의 독서 문화와 AI 기술의 발달이 문학 연구 및 창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진단할 수 있었습니다. 기조 강연을 맡아주신 리타 펠스키 교수님과 세계 각국의 생생한 사례를 분석해 주신 발표자분들, 그리고 이틀간 포럼을 빛내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동시대 출판독서 문화의 현실을 좀 더 선명히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BK21 교육연구단은 이번 포럼에서 제기된 쟁점들을 바탕으로, 동시대의 변화와 호흡하는 정밀한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다음 행사에서도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기대합니다.감사합니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BK21 교육연구단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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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1-11
- 조회수 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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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수상실적] 2025 올해의 성균인상 학생 부문 수상 채종빈 학생
- 12월 19일(금),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2025 올해의 성균인상 시상식이 개최되었습니다. ‘올해의 성균인상’은 1997년 제정된 상으로, 수기치인(修己治人)의 건학 이념을 바탕으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교시를 실천하며 각 분야에서 학교 발전에 크게 기여한 교수·직원·학생을 포상하는 성균관대학교 최고 권위의 상입니다. 아울러 남다른 애교심을 바탕으로 학교와 국가, 나아가 인류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여 타의 귀감이 되는 성균가족을 선정함으로써 모든 성균인의 표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 시상식에서 국어국문학과 채종빈 학생이 학생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채종빈 학생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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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5-12-23
- 조회수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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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교수 편저
<송완식과 동양대학당> - 송완식과 동양대학당 송완식 지음, 박진영 · 송기정 엮음, 소명출판, 2025 이 책은 100년 전의 무명 출판인과 출판사를 발굴하여 조명했다. 계몽 지식인으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친 송완식은 독특한 이름의 출판사 동양대학당을 세워 각양각색의 책을 출판했다. 오늘날의 임프린트 방식으로 출발하여 자립한 동양대학당은 1인 출판이나 독립 출판의 길을 걸은 원조 격이다. 이 책은 송완식이 저술하거나 편집하고 동양대학당이 출판한 10권의 책을 한자리에 모아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출판 기획자의 초상과 자생적인 출판사의 행로를 되살렸다. 엘리트 지식인 송완식은 왜 하필 이윤이 남지 않는 편집과 출판에 뛰어들었을까? 소규모 출판사 동양대학당이 책을 통해 꿈꾼 세계란 어떤 것이었을까? 송완식과 동양대학당이 출판한 책들은 소설과 문예, 인물과 시대, 시사와 생활, 신어사전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제1부는 인기 영화소설과 추리소설, 시대상을 담은 이야기다. 제2부는 동아시아와 세계사의 지각 변동을 일으킨 인물들의 일대기다. 제3부는 식민지의 세태와 시사 문제를 다룬 저술이다. 제4부는 송완식이 가장 공을 들인 신어사전과 그 밖의 기록들이다. 마지막으로 제5부에는 송완식과 동양대학당에 관한 해제와 회고를 담았다. 제1부에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현장이 펼쳐진다. 할리우드 모험 활극 <명금>, 막장 치정에서 비롯된 연쇄 살인 사건 <의문의 시체>, 동물들의 인간 성토대회 <만국대회록>, 우스개 이야기 모음집 <익살 주머니>를 맛볼 수 있다. 제2부에서는 일세를 풍미한 영웅호걸의 세계로 빠져든다.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빌헬름 2세 <카이저 실기>, 기차에서 폭사한 만주 군벌 장쭤린 <장작림 실기>, 중국의 국부 쑨원 <손일선 실기>와 만난다. 제3부에서는 20세기 민중의 먹고사는 문제와 아니꼬운 세상사를 까발린다. 노동 계급과 자본주의 현안을 알기 쉽게 풀이한 <현대 노동 문제>, 식민지 세태를 조롱하는 <이십 세기 매도론>, 돈 벌고 잘 모으는 방법을 안내한 <과학적 돈 모으는 법>을 실었다. 이 책은 100년 전 척박한 환경 속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 송완식과 동양대학당의 분투를 통해 오늘날 책과 출판의 의미를 묻는다. 유행에 휩쓸리거나 대중의 입맛에 맞추어 영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고 독자에게 절실한 이야기, 지식, 사상을 만들어 내는 일이야말로 책과 출판의 진정한 사명이 아닐까? 식민지 사회와 암울한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동시대인들의 삶과 일상을 때로는 경쾌한 어조로, 때로는 진지한 필치로 성찰한 송완식과 동양대학당은 우리 시대 출판문화의 존재 방식과 가치를 되돌아보게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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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5-12-18
- 조회수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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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교수 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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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훈 교수 <쓰레기 기억상실증>(역사공간, 2025) 출간
- 쓰레기로 읽는 한국 사회의 집단 망각 12·3 내란 1주년에 던지는 경고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임태훈 교수 『쓰레기 기억상실증』(역사공간, 2025) 출간 난지도와 쓰레기 풍선, 버려진 것들의 문학·문화사를 통해 민주주의 위기의 기원을 묻는다 2024년 12월 3일 밤, 대한민국은 헌정 질서가 중단될 뻔했다. 당시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 중 하나는 북한이 살포한 ‘쓰레기 풍선’으로 고조된 안보 위기였다. 하늘에서 떨어진 종이 조각과 오물은, 헌법과 민주적 절차를 폐기해도 좋은 쓰레기쯤으로 취급하려는 이들에게 좋은 구실이 되었다. 12·3 내란 1주년을 맞아 출간되는 임태훈(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신간 『쓰레기 기억상실증: 버려진 것들로 읽는 문학과 기억의 문화사』는 그날의 위기를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병리가 정치적으로 폭발한 결과로 진단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앓고 있는 ‘쓰레기 기억상실증(Waste Amnesia)’이 어떻게 일상의 영역을 넘어 민주주의의 토대까지 집어삼켰는지 추적한다. 망각의 인프라, 기억을 삭제하는 거대한 시스템 이 책은 우리가 매일 쓰레기를 버리며 수행하는 ‘망각의 의례’에 주목한다. 시민들은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문 앞에 내놓는다. 소비의 흔적과 처리 책임을 의식에서 지워버리는 가장 기본적인 절차다. 저자는 이 행위가 광역 매립장·소각장·하수처리장으로 이어지는 ‘망각의 인프라’와 결합해, 어떻게 거대한 무지의 회로를 구축하는지 분석한다. 이 시스템은 불결하고 불편한 것들을 우리의 시야에서 신속히 격리한다. 그 덕분에 대중은 소비주의적 일상에 안온하게 머문다. 수도권 매립지 사용은 대안 없이 연장되고 연간 1억 7천만 톤의 폐기물이 쏟아지지만, 이러한 통계 수치는 피부에 와닿는 현실이 되지 못하고 증발한다. 저자는 사회 전체에 만연한 이 ‘의도된 무지’가 한국 사회를 지탱하는 위태로운 평화의 기반이라고 지적한다. 나아가 이 무지는 정치적 위기의 순간,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치명적인 독소로 작용한다. 난지도, 압축 성장이 배설한 1억 톤의 인공 지층 『쓰레기 기억상실증』은 1980년대 서울의 이면을 들춰내며 망각의 기원을 추적한다. 여의도 63빌딩이 황금빛 반사 유리로 한강의 기적을 과시할 때, 그 성장의 부산물은 1억 톤의 쓰레기 산으로 난지도에 쌓였다. 난지도는 서울의 거대한 타임라인이자, 압축 성장의 모순이 퇴적된 인공 지층이었다. 정연희, 유재순, 황석영의 소설은 올림픽 스펙터클 뒤에 가려진 빈민들의 생존 투쟁과 그들만의 독자적인 경제 생태계를 기록했다. 이들이 남긴 대항 기억으로서의 문학은 기술적 숭고에 매몰된 도시의 배면을 생생히 증언한다. 반면 오늘날의 미디어는 난지도를 매끈한 생태공원이나 야경 명소로만 소비할 뿐이다. 저자는 그 아래 묻힌 쓰레기와 배제된 노동의 기억을 다시 끄집어낼 것을 주장한다. 과거를 덮어버리고 매끄러운 표면만을 전시하려는 욕망을 경계하며, 지금도 땅 밑에서 끓고 있는 모순의 역사를 직시하라고 역설한다. 생명을 '재고'로 처리하는 자본의 논리 ‘망각의 인프라’는 사물을 넘어 생명으로까지 확장한다. 2010년 이후 반복된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에서 수천만 마리의 가축이 땅에 묻혔다. 이 책은 살처분을 경제적 물류 관리 전략으로 재정의한다. 시장 가치를 상실한 생명은 재고로 분류되어 신속하게 폐기된다. 이 과정에서 위생에 버금가는 중요 변수는 처리 속도다. 직매립 폐기물 처리 방식만이 이 무자비한 속도를 감당할 수 있었다. 고독사와 특수청소 산업을 다룬 장에서, 저자는 자본주의의 차가운 민낯을 응시한다. 특수청소는 망자에 대한 애도 서비스가 아니다. 시체 썩은 냄새(屍臭)를 제거하여 부동산의 임대 수익 가치를 회복하는 자본의 기술이다. 저자는 생명을 철저히 비용 효율성의 수치로 환원하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폭력을 본질적인 위기로 진단한다. 생명마저 쓰레기로 처리하는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은 설 자리가 없다. 이러한 생명 경시 풍조는 정치적 경쟁자를 제거 대상으로 바라보는 극단의 정치와 맞닿아 있다. 쓰레기의 정치학, 헌법을 위협하다 이 책이 차곡차곡 쌓아 올린 논의는 2024년 쓰레기 풍선 사태와 12·3 내란의 현장에 닿는다. 북한의 쓰레기 풍선은 한국 사회의 안보를 위협하는 오염원으로 지목되었다. 연이은 낙하 사건으로 공포가 확산되고, 헌정 질서를 멈추는 비상계엄의 명분이 되었다. 저자는 이를 ‘쓰레기의 정치학’이라 부른다. 무엇을 더러운 것으로 규정하고 배제할지 결정하는 권력은, 민주적 절차마저 폐기처분 대상으로 삼는 폭력으로 변질되었다. 평시에는 불편한 진실을 가리던 망각의 시스템이, 위기 시에는 공포를 자극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도구로 돌변한 것이다. 우리의 시야에서 격리되었을 뿐, 쓰레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거대한 정치적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되돌아왔다. 버려진 것들의 목소리를 듣는 '폐로탐원’ 임태훈 교수는 문학을 도구 삼아, 거대한 망각의 흐름을 거스르는 ‘폐로탐원(廢路探源)’의 여정을 제안한다. ‘폐로탐원’은 버려진 길(하수도, 폐로)을 거슬러 올라가 잊힌 근원(기억, 역사)을 찾아내는 저항적 실천을 의미한다. 문학은 공식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하수도의 어둠, 살처분 구덩이의 비명, 고독사 현장의 악취를 증언하는 정밀한 ‘포렌식(forensic)’ 매체다. 저자는 박화성의 1932년 소설 「하수도 공사」부터 김민정, 편혜영, 한승태의 작품을 아우르며 도시의 지하를 탐색한다. 하수도는 도시의 매끈한 청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의 착취와 희생을 감추는 은폐 장치로 작동했다. 오늘날의 광역 매립지 역시 다르지 않다. 체제의 모순을 묵묵히 덮어둔 침묵의 공간이다. “한 사회가 무엇을 쓰레기로 규정하고 처리하느냐는 그 사회의 가치와 수준을 드러내는 척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선택의 순간마다 민주주의의 운명이 걸려 있다. 12·3 내란 1주년, 이 책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쓰레기 취급하며 폐기하려던 시도를 가장 낮은 곳에 버려진 존재들로부터 다시 기억한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윤리적 책임을 서늘하게 들이민다. 『쓰레기 기억상실증』은 버려진 것들의 목소리를 복원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위기를 새롭게 읽어내는 동시대 문학·문화사 연구의 최전선이다. ■ 목차 여는 글: 우리는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 제1장: '쓰레기 기억상실증'과 대항 기억으로서의 문학 제2장: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이 가리키는 미래 보론 1: 63빌딩과 난지도 제3장: 쓰레기 처리 제도의 변화와 소비 대중의 기억 문화 보론 2: 반투명 종량제 봉투의 제도화 과정 제4장: '살처분'이 말해주는 것들 제5장: 죽은 자의 빈집에서, '특수청소'와 사회적 기억의 관리 보론 3: 저장 공존자의 생활 우주 제6장: 하수도는 도시의 배면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닫는 글: 쓰레기 풍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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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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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