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본고는 조선족 문학사에서 극히 희소한 반간첩 소설인 류원무의 《숲속의 우등불》을 중심으로 류원무가 반간첩 혁명서사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바가 무엇이며 이러한 반간첩 혁명서사가 조선족에게 필요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이것이 조선족의 국가적 정체성의 강조와 어떤 연관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소설은 우선 반간첩 투쟁의 성격을 ‘항미원조’전쟁의 후방 전쟁으로 규정하였으며 ‘항미원조’ 전쟁의 연장선 위에 있음을 보여주었다. 소설은 또한 항전승리 이전의 역사에로 소급해올라감으로써 반간첩 투쟁의 역사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항미원조’ 전쟁과 반간첩 투쟁 모두 해방 이전 구 중국사회의 주요 모순이었던 계급대립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과거의 계급적 분화와 대립이 해방의 시점에서 이들에게 ‘잔류’냐 ‘도주’냐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선택의 기준이 되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를 통해 새중국의 인민정권의 구성원 즉 새중국의 국민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새중국의 국민적 자격이 어떻게 획득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공식에 의해 일제에 협력했거나 부역했던 조선인들은 새중국의 인민정권을 반대하고 파괴하고 전복을 기도함으로써 새중국의 국민에서 축출되었고 반대로 일제에 원한을 품었던 조선인들은 일제가 패망하자 혁명에 참가하여 중국 공산당의 영도 하에서 새중국의 인민정권을 보위하고 새중국의 건설을 위해 성심껏 일함으로써 새중국의 국민적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은 새중국의 국민적 자격은 민족을 초월하여 계급적 분화에 기초하여 결정된 것임을 보여주었다. 소설은 ‘조선전쟁’의 성격을 미제의 침중 전쟁으로 규정하였으며 이를 통해 조선족의 국민적 자격을 확인하였다. 마찬가지로 ‘조선전쟁’을 미제의 침중 전쟁으로 규정했던 북한 작가 이태준이 철저한 조선의 민족주의자로서의 입장과 조국 조선의 주체성이란 입장에서 1951년말에 기행문 《위대한 새중국》을 집필했다면 중국 조선족의 작가 류원무는 조선족의 반간첩 투쟁 및 ‘조선전쟁’에서의 기여와 공훈 그리고 활약을 뚜렷하게 부각함으로써 조국으로 된 중국을 보위하고 조국 중국에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조선족의 애국심과 국가적 정체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통해 조선족은 드디어 건국이후로부터 문혁에 이르기까지 지속되어온 정치운동과 동란 속에서 줄곧 따라다니던 ‘조선특무’, ‘한국특무’의 혐의로 인한 역사적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당당한 중국의 국민으로 그 국가적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것이다.
주제어 : 류원무, 《숲속의 우등불》, 반간첩 혁명서사, ‘항미원조’, ‘조선전쟁’, 조선족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