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본 연구는 1970년대 베트남전쟁 참전 경험을 다룬 문학 텍스트 송영의 「선생과 황태자」, 송기원의 「경외성서」, 황석영의 「낙타눈깔」의 분석을 통해서 한국에서 ‘변태성욕(성도착)’, 전투 신경증 등 정신병리적 징후가 이 전쟁 폭력을 고발하는 데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되는가를 살피는 것이 그 목적이다. 이 시기 정신의학의 발전과 담론의 대중화로 인해 이 주요 개념들은 당대, 베트남전이라는 폭력적 상황과 만나 어떤 윤리적 규범화를 이루지 못하고, 여성에게 폭력적인 섹슈얼리티의 형상으로 구성되어 간다. 베트남전에서 자행된 성폭력은 이러한 정신병리학적 징후들을 활용해야만 형상화가 가능한 주체들을 양산한다. 이는 당대 개발 독재, 가부장제적이고 억압적인 정치사회적 상황과 베트남전쟁 등 당대 폭력적 경험에 의해 구성된 ‘남성성’의 형상과 연관된 젠더적 차원의 문제로, 이는 국가 권력에 의해 강화되어가는 남성성의 기획이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징후들은 전쟁 폭력에 대해 윤리적 자의식을 갖고 있는 남성 주체들의 수치심을 드러내는 데 활용되지만, 자신들의 고통을 위로할 뿐 정작 희생자에 대한 애도는 수행하지 못하는 한계를 갖는다.
주제어 : 베트남전쟁, 남성성, 정신의학, 프로이트주의, 정신병리적 징후, 변태성욕, 성도착, PTSD(전투신경증), 사이코패스, 비정상성, 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