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본고는 한국 근대기 나체화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 나체화 작품뿐만 아니라 모델과 화가, 나체화의 공공전시와 검열이라는 규제상황을 포괄적으로 조망하는 연구이다. 먼저 조선미전 출품작을 중심으로 나체화 제작과 전시의 흐름을 분석했는데, 조선미전은 나체화 이슈의 중심에 위치하여 나체화라는 장르가 국내 화단에 정착하는 궤적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밖에 본고는 현전 나체화, 동경미술학교 졸업작, 신문자료 수록 도판 등 근대기 나체화 관련 자료를 두루 활용하고, 조선미전 및 근대기 국내화단에서 나체화를 선보였던 재조선 일본인 화가들의 작품으로까지 시선을 넓혀보았다.
아울러 나체화의 분석과 함께 나체모델 및 제작의 여건, 전시와 검열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고찰했다. 나체모델에 초점을 맞춰 나체화 제작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이 과정에서 화가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모델상을 논했다. 나체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점차 확대되었지만 당시 언론은 남성화가와 여성모델의 관계에서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며 여전히 나체화를 사적인 영역에서 논하고자 했음을 살펴볼 수도 있었다. 또한 근대기 나체화의 전시과정에는 촬영금지, 특별진열, 작품철회 등 검열이라는 권력이 작동했음에 주목하고, 풍속괴란이라는 기준이 실제 작품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실증적으로 살폈다. 모델의 자세, 음모의 표현 외에도 인물의 시선 등 주관적이고 모호한 기준이 존재했으며, 나체를 그린 그림, 나체를 찍은 사진, 나체화를 촬영한 사진과 같은 용어들이 모두 나체화로 통칭되면서 예술과 외설의 경계는 희미했다. 따라서 전시와 작품 공개라는 전제 아래 제작된 근대기 나체화에 있어, 육체의 육감적 재현과 ‘나체미’의 발현은 허용되지 않았고 여기에 바로 나체화 제작의 딜레마가 존재하게 된다.
주제어 : 나체화, 근대 누드화, 조선미술전람회, 누드모델, 모델, 검열, 촉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