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논문] 김주은, 「후기자본주의 사회의 연애 담론과 양식 : 연애 상품의 체계와 테크놀로지」, 2014
- 비교문화협동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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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7
[국문초록]
본 논문에서는 연애 상품의 체계와 테크놀로지를 분석하고, 오늘날의 연애 양식과 담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해 탐구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대 사회에는 ‘합리적인 연애윤리’라는 공통의 정서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연애 상품이 생산소비되고 있는 사회적 배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밝힌다. 둘째, ‘사랑하기’와 ‘관계 맺기’의 패러다임에 불어오는 변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주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에 대해 재고해 본다.
후기자본주의 사회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시장 경제 체계 안으로 강제 편입시키고 있다. 교환과 거래의 법칙으로부터 벗어나 있었던 비경제적 영역들은 점차 자본주의적 논리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인간 삶과 관련된 부분들까지도 시장이 부여하는 교환가치로 환원되고 있다. 그 결과 타인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꾸려나가는 연대의 방식과 성격이 자본제 사회의 가치 체계를 재현하기에 이르렀다. ‘연애하기’를 매개해주는 상품의 출현은 그러한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본 논문이 ‘연애 상품(戀愛商品)’이라고 명명하는 이러한 매개체들은 오늘날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친교의 문제 전반에서 활발하게 수용되고 있으며 점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 그리고 연애 상품의 생산과 소비, 시장의 형성은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친밀성의 공간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연애 상품은 사랑이라는 감정적 영역에서 독특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 논문은 연애 상품의 존재를 집중 조명하고 그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현재의 연애 양상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고찰한다. 제2장에서는 연애 상품이라는 상업적 생산물이 등장하게 된 사회적 배경과 구조적 요인을 살펴볼 것이며, 제 3장에서는 상품 유형을 ‘연애전문교육시스템’, ‘소셜 네트워크 데이팅’, ‘감정 분석 서비스’, ‘커플애플리케이션’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기능과 역할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그리고 제 4장에서는 연대성의 변동과 연애 상품이 어떻게 결부되어 있는지를 밝히고, 연애 상품에 의해 구현되고 있는 관계 맺기의 면면들이 자본주의적 시장의 문법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검토한다. 이를 기반으로 제 5장에서는 오늘날의 연애 주체들이 사랑의 아픔과 고통을 완화하고 안전한 연애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것이 어떠한 지점에서 사랑의 본질적인 의미를 희석시키는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연애 상품의 등장은 곧 새로운 사랑의 주체가 탄생하고 있음을 예고한다. 이는 사랑을 실천하고 향유하는 문제 전반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삶의 주체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세와도 관련된 문제이다. 따라서 연애 상품을 소비하는 주체가 누구이며, 이들이 오늘날의 연애 양상을 어떻게 재생산하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작업은 비단 연애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문제, 삶의 문제, 사유의 문제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주제어]: 연애, 후기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연애 자본,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