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논문] 안가영, 「웹툰 ≪불만시대≫의 중국 번역 양상을 통해 본 한국 웹툰의 글로컬라이제이션 연구」, 2017
- 비교문화협동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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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7
[국문초록]
이 논문은 한국 포털 사이트 네이버(Naver)에서 연재되었던 웹툰과 네이버의 해외 온라인 서비스 라인웹툰(LINE Webtoon)에서 연재되는 중국어 번역판 작품의 번역 양상을 비교‧분석하여 웹툰에 나타나는 글로컬라이제이션 현상에 대해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일상툰’가운데 김8의 웹툰 《불만시대》를 중심으로 중국 대중들의 한국 웹툰 수용 양상을 살펴본다. 기존의 문화 번역 행위는 문화에 대한 이해가 비교적 깊은 전문가 집단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 뉴 미디어의 등장은 문화 번역의 양상을 다양하게 바꾸어 놓았다. 특히, 뉴 미디어의 기본적 특성인 상호 작용의 가능성은 일반 대중들을 번역의 주체로 변화시켰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이 논문에서는 뉴 미디어의 대표적 콘텐츠인 웹툰을 대상으로 하여 번역 양상을 분석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뉴 미디어 콘텐츠의 문화 번역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세계화는 수평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성립된다. 주체가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단일 지역 또는 생산 주체 간의 직접적인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대중들이 생산의 주체로 자리매김하여 국가의 경계를 허무는 양상은 웹툰의 장(場)에서도 나타난다.
이 논문에서 대상으로 삼은 《불만시대》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갑질, 대학문화, 층간소음 등의 문제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내용의 작품이다. 작품에서 한국적 문화소가 상당수 발견되며 그것이 중국어로 번역될 때 중국적 문화소로 바뀌는 양상이 잘 드러난다. 따라서 이 작품은 ‘참여번역’시스템의 징후를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참여번역’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독자적으로 시행한 번역 시스템으로, 해외 독자들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웹툰을 선택하여 해당 웹툰의 대사를 직접 번역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국가와 언어의 이데올로기를 번역에 반영한다. 번역은 하나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기계적 활동에 머무르지 않으며 문화적 맥락에 의해 새롭게 구성된다. 그런 과정에서 반드시 국가 이데올로기의 권력과 위계 등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번역 양상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했다.
2장에서는 웹툰의 특징과 웹툰을 통한 글로컬라이제이션 현상을 살펴본다. 웹툰이 만화와 구별되는 차이가 세로스크롤 형식에서 기인한다고 보았다. 세로스크롤은 단순히 웹툰을 보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웹툰의 서사 구조와 표현 기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웹툰은 토대가 되었던 만화보다는 영화의 기법을 더 많이 차용함으로써 영화로 많이 각색되었다. 중국에서는 최근 한국 인기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이 웹툰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웹툰을 바로 수입하여 각색하거나 웹툰 번역 작업에 적극적으로 착수한다. 이로써 웹툰은 형식으로 인해 국내외의 대중성을 획득한다.
3장에서는 김8의 웹툰 《불만시대》와 이를 독자가 참여 번역한 라인웹툰의 《불만시대》를 비교 분석하여 글로컬라이제이션의 특징을 살피고 이를 통해 웹툰의 형식과 문화 번역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다. 웹툰의 번역은 영상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전달한다는 점에서 영상 번역과 유사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웹툰의 번역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영상 번역 연구에서 사용된 연구 방법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만시대》를 분석하기 위해 해당 작품의 직역과 의역을 구분한 후 각 번역의 상황에서 발생한 출발어와 도착어 사이의 간극을 살피고 이러한 간극이 발생하게 된 원인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을 시도했다.
한편으로 번역된 구문을 바탕으로 웹툰에서 발생한 글로컬라이제이션의 특징을 살폈다. 웹툰의 문화번역에서 발생하는 가장 유의미한 특징은 정치적, 경제적 차이에서 드러난다. 한국의 정치적 특징은 중국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기득권 세력에 대한 반권위적 행태 등으로 더욱 부각되는 반면, 경제적 특징은 평등한 사회를 주창하는 중국의 입장에서 많이 소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와 같은 표현이 웹툰 번역에서 용납되어 사용되고 출판되었다는 것은 해당 웹툰을 번역하고 수용한 중국 대중의 일상에서 이러한 표현이 수용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주제어]: 웹툰, 문화번역, 글로컬라이제이션, 중국, 이데올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