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논문] 송무석, 「MMORPG 게이머 문화의 차별과 능력주의 연구 - World of warcraft의 레이드 콘텐츠와 게임 분석 플랫폼을 중심으로 -」, 2018
- 비교문화협동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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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7
[국문초록]
본 논문은 World of Warcraft의 한국 서버에서 활동하는 MMORPG 게이머들이 다른 게이머들을 차별하는 현상에 대해 게임 내부의 콘텐츠인 레이드 시스템과 외부의 기술인 UI와 게임 분석 플랫폼이 결합하는 양상을 제시함으로써 게임 내의 능력주의에 접근하고자 했다. 객관적인 데이터로 신뢰받는 게임 분석 플랫폼에 대한 게이머들의 해석은 편향적이고 지엽적이며, 게이머들이 진보한 기술을 이용하는 방식에 의해 게임 사회의 경쟁은 계속 강화되어왔다. 진보한 기술의 능력주의적 이용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언표 행위를 갈수록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모시키고 있으며, 게이머 상호간의 우열관계를 판단하는 차별적 발언들은 가상세계에서의 분노 표출을 넘어서 혐오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현실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은 비능력적 요인, 즉 사회적/문화적 자본의 영향력이 능력적 요인을 상회하는 현실태에 대한 분석이나, 능력적 요인으로 알려져 왔던 것을 비능력적 요인으로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가상세계에서 비능력적 요인은 게임 설계라는 물리적 조건에 의해 현실과 같은 초월적 권력을 가지기 힘들며, 근본적으로 ‘능력’ 자체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게이머들의 확신이 중점적인 문제가 된다. 또한 가상세계의 능력주의는 지배-복종의 계급적 구조를 확연하게 드러내지 않으며, 객관적 지표가 강요하는 개인의 위치에 관계없이 ‘가상적인 것’을 매개로 누구나 폭력적인 언동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차별적인 구조가 견고해진다.
가상공간의 게이머 주체가 보이는 이러한 행위들은 타자가 아닌 스스로에 의해 착취당하는 현대 사회의 성과주체가 가지는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이머 반응은 게임 내의 능력주의적 구조를 수용하고 스스로에게 근면과 성실이라는 태도를 부과함으로써 상위 계층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긍정성의 과잉이 드러나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게이머들의 기술적 해석을 통해 ‘능력’의 측정이 가장 합리적인 형태로 구현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게임 사회의 혐오는 게이머 주체가 여전히 규율 권력에 의해 작동하는 폭력성으로부터 괴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들은 성과사회에서 소멸해야 할 이질성과 타자성을 아직 포기하기 않았기에 폭력적인 권한을 행사하며, 규율주체이면서 동시에 성과주체로, 가상공간을 끊임없이 부유하면서 ‘익명의 누군가’로서 누구에게나 비난받고 누구든지 비난할 수 있는 주체가 되었다.
[주제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능력주의, 가상공간, UI,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