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논문] 김성래, 「한국 당대 분단영화의 지정학과 동포 표상: 영화 <강철비>와 <공작>을 중심으로」,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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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8
[국문초록]
본 연구는 한국의 분단영화에 나타나는 다양한 지정학적 구도와 다양한 국적 및 정체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의 표상을 분석하여 당대 분단영화의 지정학적 미학을 탐구하려고 한다. 분단영화는 분단 현실을 입각한 영화로서 초창기 반공영화 형태인 1단계 분단영화, <쉬리> 이후의 분단체제에 관한 2단계 분단영화로 진화해왔다. 최근에 분단영화의 지형이 갱신되면서 평화체제에 관한 새로운 단계로 진화할 것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강철비>와 <공작>이라는 작품이 바로 3단계 당대 분단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당대 한국 분단영화가 표상하는 제3국들의 한반도 내의 헤게모니와 한민족 동포라는 횡단국가적 존재들로 인한 ‘민족 통일’ 서사의 차질 등, 최근 분단영화에 새롭게 펼쳐진 지정학적 국면들과 표상의 성격을 해명하는 것이 본 연구의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분단’을 물리적인 ‘국토의 분단’과 정신적인 ‘마음의 분단’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하여 이해했다. 두 가지 분단의 형태는 상대적으로 독립적으로 분단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면서도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분단영화는 지정학적 미학을 표출하는 적절한 매체이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각각 ‘지정학적 인식의 지도’와 ‘마음의 지도’로 나누어 매핑하여 이 두 가지 분단의 영화적 재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먼저 기존 분단영화 및 관련연구에 대해 검토한 후 <강철비> 속의 대조적인 구도와 <공작> 속 공간의 재현에 대한 분석을 통해 본 연구는 아래와 같은 지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기존 분단영화와 분단영화 관련 연구들은 남과 북이라는 단선적인 관계에만 집중하여 복잡한 분단 현실을 영화에서 일부 절단하고 배제해왔다. 하지만 당대 분단영화는 한편으로 ‘마음의 지도’ 내 ‘동포’와 ‘적’이 남과 북이라는 분할법에서 평화협력파와 체제수호파 간의 분할로 변해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당대 분단영화의 ‘지정학적 인식의 지도’에 중국이 전면에 등장하였다. 간과되었던 중국이라는 외부의 힘이 당대 분단영화에서 미국에 저항하는 헤게모니이면서도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 부각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일 흥미로운 지점은 분단영화의 두 ‘지도’가 중첩되는 지점에 중국동포 위주의 재외동포 캐릭터들이 중요 에이전트로 등장하면서 ‘동포’의 정의와 중국 부상의 문제에 도전하게 된다.
이런 기존 분단영화와 관련연구들과의 대조에서 당대 분단영화의 세 특성을 정리했다. 첫째, 사적인 관계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이 반영된다; 둘째, 남과 북을 이어주는 평화의 공간이 존재한다; 셋째, ‘동포’의 개념은 체제수호파를 물리치는 평화협력파로 새롭게 규정하고 그 속에서 재외동포 캐릭터들이 유동적으로 에이전트 역할을 한다. 이런 세 특성은 3단계 당대 분단영화의 지정학적 인식의 지도와 마음의 지도가 크게 확장되고 입체적으로 분단 현실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한국 당대 분단영화 속 여러 이미지와 새로운 특성들은 모두 ‘평화체제’ 담론에 대한 재현이다. 이 두 작품이 3단계 분단영화의 최종 형태가 아닌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향후 그런 변화는 ‘분단체제’, ‘평화체제’의 현실적 추이와 이와 연계된 담론의 변동과 연동되는 한편 분단영화의 장르적 문법 그 자체의 갱신과도 관계될 것이다.
[주제어]: 분단영화, 지정학, 재외동포, 〈강철비〉, 〈공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