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논문] 지커루, 「한중 양국의 『엉클 톰스 캐빈』 번역 양상 비교 연구 : 린수 『黑奴籲天錄』과 이광수 『검둥의 설움』을 중심으로」,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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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8
[국문초록]
『엉클 톰스 캐빈(Uncle Tom’s Cabin)』은 미국 노예제도 폐지론자인 스토부인(Harriet Elizabeth Beecher Stowe)이 1852년에 발표한 정치 소설이다. 당시 미국에서는 노예제가 폐지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양극화되어 있었고, 이 소설은 출판되자마자 대단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미국 남복 전쟁의 도화선이 되었으며, 노예제도를 폐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중국과 한국 양쪽에서 『엉클 톰스 캐빈』이 번역된 시기는 각각 1901년과 1913년이다. 책이 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흑인노예”와 “인종차별”은 당시 중국과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화제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을 번역한 중국어 번역자 린수(林紓)와 한국어 번역자 이광수는 왜 이러한 정치소설을 선택하여 번역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의문을 통해 볼 때, 한국과 중국의 번역본을 비교하여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본 논문은 20세기 초 한중 양국에서 번역된 두 번역 판본을 가지고 원저를 포함한 세 편의 텍스트를 비교하며, 번역 과정에서 나타난 번역 양상을 살펴보고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아울러 번역가들이 놓인 시대적 배경과 이데올로기적 요소를 함께 고찰하고자 한다. 또한 번역에서 나타나는 차이점에 주목하여 상이하게 번역되고 수용된 이유를 모색하고 두 번역자가 원저를 선정한 이유와 번역을 통해 이루려는 목적과 번역의 과정 및 특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두 번역본의 역사적, 문화적 의의를 고찰하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중국어 번역자 린수의 『흑노유천록(黑奴籲天錄)』 (1901)과 한국어 번역자 이광수의 『검둥의 설움』(1913)의 창작 시기는 20세기 초였다. 1901년 당시 중국은 제국주의 열강들의 침략으로 인해 반식민지로 전락했었고 지식인들은 열정적으로 구국의 길을 모색하였다. 유신개량파(維新改良派)는 나라를 구하고 생존을 도모하며 자본주의 사상을 발전시키는 것을 지침으로 삼아 중국의 전통적 봉건제도에 대해 변법개혁을 진행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들은 서양에서 진리를 찾아 번역학관을 널리 설치하여 서서(西書)를 다수 번역하였다. 유신변법 사상을 지지한 지식인 중 하나였던 린수는 수많은 서구 문학작품을 번역한 대표 지식인이었다. 그러나 옌푸를 비롯한 당시 번역자들과는 다르게 린수는 외국어를 못하였기에 외국어 능통자와 합작하여 구술-필록의 방식을 통해 서구 문학작품을 번역하였다. 특히 20세기 초 미국에 진출해있던 화교들이 백인들의 잔혹한 인종차별을 경험하는 사건이 도화선이라고 볼 수 있다. 린수는 인종차별의 잔혹성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정치 소설을 번역함으로써 중국 독자들에게 백인들의 노예가 되면 흑인 노예와 다르지 않은 비참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 한편 한국어 번역자인 이광수가 『엉클 톰스 캐빈』을 번역했던 1913년은 그가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이었고 당시 조선은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었다. 이광수가 그 무렵 창작한 다른 작품들을 통해 "망국민"으로의 “설움”과 “노예” 화된 조선의 운명에 저항하고자 하는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당시 기독교 박애 사상에 영향을 받아 종교적 “믿음의 힘”을 빌려 나라를 개조하자는 지향도 살펴볼 수 있다.
본 논문은 제3장에서 구체적인 번역 양상을 밝히며 비교하는 작업을 하였다.
원본과 비교하여 두 번역자의 장별 구성과 서술 방식, 인종 문제와 노예문제, 기독교에 대한 태도, 각주의 유무와 내적 원인에 대한 탐구 등을 원저에서 나타난 두 가지의 승리에 대한 이해와 편중 등을 여러 방면에서 분석하였다. 원저의 핵심인 “흑인 노예”라는 개념을 번역할 때, 린수는 “인종 차별”에 초점을 두었고, 이광수는 “등급 차별”을 표시한 “노예”라는 화제에 주목했다. 또한, 이광수는 원저의 기독교 정신을 잘 전달한 반면 린수는 원저의 기독교 정신을 외면하여 심지어 원저에서 톰의 입을 빌려 독자에게 전달된 기독교 교훈을 유교의 교훈으로 바꿨다. 린수와 이광수 판본의 각주 유무의 상황을 비교해보면, 린수는 중국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새롭게 각주를 삽입했다. 한편, 이광수는 원저를 조선 사람들에게 통속성을 갖게 하는 조선 문학으로 “다시 쓰기”를 했다. 마지막으로 린수는 “조지의 승리”를 통하여 중국 사람들의 “애국”, “보종”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데 목적이 있고 이광수는 “톰의 승리”를 통하여 조선 사람을 가르치고 깨우치며, 조선의 민족정신을 살리는 데에 목적이 있다.
[주제어]: 엉클 톰스 캐빈, 흑노 유천록, 검둥의 설움, 번역 양상 비교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