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논문] 여설순,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의 트라우마 표현 방식 연구」, 2021
- 비교문화협동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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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8
[국문초록]
본고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가 트라우마를 표현하는 시청각 방식과 윤리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섯 편의 사례 작품을 분석함으로써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의 진실성을 확인하고, 트라우마를 표현하는 데 있어 이 장르가 가진 장점과 문제를 밝혀 보다 종합적으로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를 파악하고자 한다.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는 창작된 애니메이션 화면 때문에 긴 시간 동안 진실성에 대한 비난을 받아 왔다. 반면에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의 진실성은 주로 증언자의 목소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실제 인터뷰 녹음 원본을 활용하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의 제작 경향성 때문에 화면에는 더 많은 자유가 허용된다.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화면의 창작 자유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가 트라우마를 비롯한 주관적 현실을 표현하는 데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는 꿈이나 환각, 반복 강박과 왜곡된 기억 등을 포함하는 트라우마에 시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기에 주관적 현실을 표현하는 면에서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는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이 지닌 소격 효과는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 비판적인 시각에서 증언에 기반한 사건의 재구성을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은 서로 다른 시공간의 이미지와 사운드를 자유롭게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작가는 이를 통해 은유적 표현과 색다른 시점을 제공할 수 있다.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증언자 이미지의 애니메이션화는 증언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캐릭터에 보편성을 부여한다. 실사 이미지가 있는 경우, 애니메이션 이미지는 실사 이미지와 강한 대조를 형성하며 관객이 증언자의 감정과 경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운드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에서 진실성을 보장하고 정보를 전달하며 감정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진실성을 보장하는 인터뷰에 녹음된 목소리는 사용된 언어뿐만 아니라 목소리 그 자체로 생존자의 기억과 감정을 알려준다. 음향 효과는 독립적으로 은유적 의미를 전달할 수도 있고, 음악은 집단 기억의 매개체로서 사건의 시공간 배경에 대한 관객의 기억을 환기함으로써 관객과 생존자를 연결시킬 수 있다. 음향 효과와 음악은 감정을 자아내는 공간을 구성하고 증언자와 관객을 같은 공간에 포함시킴으로써 관객이 증언자의 경험과 감정에 공감하게 한다.
윤리적인 차원에서, 창조적 화면과 실제 목소리를 가진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는 우선 창조성과 진실성 사이에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한편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에서 전통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모방하려 한다면 기존 문제를 답습하게 될 수 있다. 타인의 고통으로서의 트라우마의 특수성 때문에 트라우마의 재현은 윤리의 딜레마에 직면하게 만든다. 특히 인터뷰의 진행 방식, 증언자 이미지의 표현 방식, 그리고 폭력과 전쟁에 대한 재현 방식은 주의할 필요가 있는 부분들이다. 트라우마를 표현하는 대부분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는 실제 개인의 경험에 주목하고 이를 미시적인 시각으로 기록하는 동시에 비슷한 경험을 가진 다른 생존자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는 외상성 사건과 관련된 정치·사회적 문제를 대중에게 보여주고 사회적 관심을 이끄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는 트라우마와 같은 주관적 현실에 대한 표현에 있어 여전히 문제점에 직면하고 있지만 기존 일부 문제를 극복하고 다큐멘터리에 새로운 사유와 가능성을 가져다준다.
[주제어]: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트라우마, 윤리, 증언, 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