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 김창숙 연극공연이 중단되었다
- 홍순주
- 조회수2707
- 2009-10-26
금년에 매년 공연하던 성균관대 설립자 심산 김창숙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연극 <나는 누구
냐?>가 공연되지 못했습니다.
3월 신입생이 입학하면 대학 입학 환영공연과 학교를 알리는 오리엔테이션 성격으로 정기공연
되었던 심산 연극이 학교 측의 무성의로 인한 예산부족과 동창회의 무관심으로 결국 전통을 잇
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고 말았음을 졸업생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근대 성균관 대학의 설립 정신 즉 자주독립 정신과 외세에 대한 저항정신을 잘 표
출하였던 심산 연극이 금년들어 무산된 이유는 이 공연을 학교의 공식행사로 넣어 실속있고 꾸
준하게 진행하지 못하고 일개 연기예술학과의 공연으로 행사되어 학과장이 개인적으로 안하겠
다고 작심하면 공연을 취소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총장이 연극공연 예산지원을 위한 학생회
장의 만남 요청도 회피할 정도로 대학 교직원들이 관심깊게 책임 감독하려고 하지 않고 방관하
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방 후 정치적 혼란기에 일제 친일파 들이 미 군정의 신탁통치 찬성을 외치며 친미파로 변신
하는 상황에서 유독 김창숙 선생이 미 군정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는 이승만 독재정권을 규
탄하고 백범 김구선생과 함께 민족의 자립을 염원하면서 최후의 보루 역할을 수행했던 내력과
올바른 국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본교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연극 공연은 우리 대학교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를 보여주고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있기 때문에 무척 중요한 학교 행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년 간 심산공연이 늘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교내 심
산사상연구회 김시업 국문과 교수님의 금일봉 지원으로 간신히 명백을 유지해 오다가 작년에
김 교수님이 정년 퇴직하자마자 아무도 신경쓰지 못하는 가운데 올해 연극이 돌연 중단되고
만 것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처럼 고의로 연극을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
한편 본인이 연극공연을 위해 동창회 지원을 여러번 건의한 바 있고 학생회장 뿐만 아니라 연
기예술학과 김용태 학과장에게도 여러번 연락하여 공연 지속을 당부하였지만 모두들 책임회피
와 무관심으로 결국 사장시키고 만 것이다.
아무튼 어떠한 타교 출신 교직원의 방해와 간섭이 있어라도 새로 입학하는 후배들에게 우리 성
균관 대학의 정통성을 알리고 국가와 민족을 끝까지 지키는 동량으로 키우려면 그런 반대하는
세력을 본교와 동창회에서 내쫓는 아픔이 있더라도 올바른 학교행사가 지속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전 학생과 동문이 이제 반드시 나서야 해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