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ESG 마케팅
- SKKG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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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8
SKK GSB 구민정 교수 컬럼 매일경제 (2023. 4. 25일자)
“이 자켓을 사지 마세요!” 아웃도어 의류브랜드 파타고니아를 유명하게 만든 광고문구다. 자켓을 파는 회사가 자켓을 사지 말라고 하는 광고 메세지를 통해,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역설한 파타고니아는 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파타고니아가 될 수 있을까?
지난 10년간 ESG는 비즈니스와 투자 분야 모두에서 핵심 주제였다. 해외에 비해 더디지만 국내도 변화가 크다. 2022년 구글 코리아 발표에 따르면, 올해의 검색어 국내 1위는 ‘기후 변화’였다. ESG를 약속한 글로벌 협약이 2020년 본격 발효되며 국내외 투자기관들이 그 흐름을 따라갔고,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소비를 선호하는 MZ세대 소비자들의 영향력 증가와 맞물려 그 속도는 더 빨라졌다.
이에 SKK GSB는 다양한 ESG 과목들을 제공해 MBA 학생들이 충분한 지식과 통찰력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구민정 교수의 ESG 마케팅은 그 대표적인 과목이다. 구민정 교수는 15년 넘게, CSR, CSV, 소셜 마케팅 등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 다양한 마케팅 분야에 대해 연구를 지속해 왔고, 여러 단체 및 기업 ESG경영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다수의 대기업에 ESG전략 강의를 진행해왔다.
ESG 마케팅 수업은 ESG를 남들보다 더 슬기롭게 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전세계 사례를 통해 다룬다. ESG의 무분별한 따라하기, 흉내내기는 자원의 낭비가 되기 쉽고, 오히려 소비자에게 지탄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민정 교수는 모든 기업이 “파타고니아”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각 기업의 본질과 상황에 따라, 적합한 현실적 전략을 선택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그 기업의 ESG에 함께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디자인하는 것이 성공하는 ESG의 핵심이라고 강의한다.
예를 들어, 생수 업계에서는 최근 플라스틱의 양을 줄이기 위해 경량화 제품을 출시하고, 무라벨 생수를 출시하고 있다. 이는 대표적인 “방어적 ESG전략”으로 ESG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예방, 방어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제공 위주의 조용하고 산발적인 홍보를 해야 한다. 생수라는 업의 본질 자체가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파타고니아”처럼 적극적으로 ESG를 홍보하거나 그린 제품으로 포장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ESG 역량이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ESG를 최우선 가치로 삼게 되면, 자원의 낭비가 될뿐더러 기업의 ESG 수행수준에 대한 기대가 상승하여 역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풀타임 MBA 과정 졸업 후 포스코에 재직 중인 류인술 동문은 이 수업에서 배운 피지워터 사례를 기억한다. 프리미엄 생수로 유명한 피지(Fiji) 워터는 유럽에서 생수반대운동의 직격탄을 맞으며 이미지가 하락하고 매출이 급감하자, 본인들이 만든 탄소보다 더 많은 양을 저감하겠다는 “Carbon Negative”라는 공격적 캠페인을 진행한다. 적극적인 환경보호에 대한 시도는 좋았지만, 사람들은 이 캠페인이 그린 워싱(green washing)이라고 맹비난 했다. 환경에 좋지 않은 생수라는 본질이 바뀌지 않으므로, 피지 워터의 적극적인 ESG 전략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고 심각한 기업 평판 손상과 브랜드 가치 하락을 대가로 지불해야 했다. 이것이 바로 모든 기업이 당장 파타고니아가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이유이다. 그는 “이 수업에서 기업이 사회 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전략들을 배웠습니다. 업무상 여러 의사결정 과정에서 활용할 중요한 인사이트가 되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원문보기 : https://www.mk.co.kr/news/special-edition/1072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