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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 졸업 인터뷰] 철학과 조재훈 NEW
- 안녕하세요! 우선 본인 소개와 함께,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2026년 여름학기에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조재훈입니다. 2026년 2학기부터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석사과정에서 현상학과 해석학, 특히 하이데거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존재론을 통해 윤리학을 정초할 수 있을지 관심이 많습니다. 학부 시절, 성대 철학과에서 가장 좋아했던 장소나 기억에 남는 소소한 풍경이 있나요? 퇴계인문관 31602 강의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언뜻 보기에 이 답변이 뜬금없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강의실이 철학과 학생만을 위한 장소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게 31602 강의실은 철학과 활동과 관련해서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주로 그곳에서 학부 분석철학 학회 ‘픽션’에 참여해 철학과 친구들, 선후배들, 교수님들(이정규 교수님, 박성수 교수님, 김정균 교수님)과 함께 분석철학 텍스트 발제를 기반으로 활발한 토론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픽션‘ 활동이 주로 그 강의실에서 열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학부 시절에도 지금도 유럽철학을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분석철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픽션’ 활동을 하면서 분석철학이 강조하는 정밀함과 명료함이 나의 생각을 가다듬고 타인의 말을 그 전제까지 이해하는 데 있어 얼마나 유용한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픽션’ 활동이 제게 학문 외적으로도 기억에 남는다는 사실을 꼭 말하고 싶습니다. 서로의 말을 존중하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토론을 마친 다음, 빈번히 뒷풀이를 했습니다. 그렇게 강의실에서부터 학교를 다같이 내려와 소소하게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장면들 모두가 소중합니다. 이렇게 ‘학회’라는 명칭에서 느껴지는 무서운 인상을 정반대로 거스르는 편안한 학회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사실 철학과를 선택하는 게 누구에게나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당시 철학에 매력을 느꼈던 결정적인 이유나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사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때까지만 해도 정치외교학과를 가고 싶었습니다. 좋은 정치인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저와 상당히 거리가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철학과를 지망하는 많은 고등학생이 그러하듯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습니다. 이때, 제가 맹목적으로 믿어온 정치철학에 관한 견해들의 자명성이 산산조각났고, 좋은 정치에 관한 사유는 인간과 세계의 관계에 관한 철저한 질문제기 속에서 깊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철저한 질문제기를 하는 학문이 철학이라는 믿음 아래 그때부터 줄곧 철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학부 2학년까지만 해도 학부에서 철학을 전공한 다음 지금처럼 철학과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 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로스쿨에 가서 법조인이 된 다음 법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법에 대해 공부해보지도 않고 섣불리 군대를 미루고 로스쿨을 준비하기가 꺼려졌고, 철학 공부를 깊게 하고 싶은 미련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입대를 하고 군대에서 법해석의 여지가 비교적 열려 있다는 민법을 공부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때 제 성향이 법조인의 길보다 철학의 길에 적합하다고 느꼈습니다. 대법원 판례 등에 따라 법을 해석하는 논리를 구성하는 것보다 그 법 자체와 그것을 구체적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정당한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관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고서는 민법 교과서를 덮고 막연하게 현상학의 창시자 후설의 ‘논리연구’를 읽었습니다. 객관주의를 철저히 비판하되 상대주의로 빠지지 않고 그 사잇길을 걸으려는 후설의 지적 열정에 매료되었습니다. 그 사잇길을 탐구하고 발전시킨다면, 정치적 삶에 있어서도 정치적 이념의 객관주의가 지닐 수 있는 폭력성과 주관주의가 지니는 혼란스러움을 극복한 중도의 길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객관주의와 주관주의의 사잇길을 탐구하는 현상학에서부터 고등학생 시절부터 제 관심사였던 정치적 삶, 더불어 사는 인간의 삶의 문제가 엄밀하게 다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렇게 철학, 그중에서도 현상학에 크게 매료되었고 철학과 대학원에 진학하는 데 이르렀습니다. 학부 시절 들었던 수업 중, 현재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강의나 텍스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철학의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좋은 수업이 있지만, 그중 설민 교수님의 ‘형이상학특강’이 제 사고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 수업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칸트, 하이데거로 연결되는 서구 존재론의 역사를 배웠습니다. 하루는 교수님께서 논증을 명료히 분석하고 구성하는 훈련은 철학의 기본 소양이지만 그것이 글을 읽는 유일한 좋은 방법은 아니며 원전의 의미를 꼼꼼히 읽어나가면서 그 진의를 깊게 파헤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실제 교수님의 수업 방식 역시 원전을 발췌독하며 그 진의를 고민해보고 논증을 명료히 구성하는 과정 모두를 담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플라톤, 칸트, 하이데거와 같은 철학자의 글은 단지 죽은 자의 지나버린 사유가 아니라 그 사유가 보여주고자 한 사태를 향해 우리가 그 글과 대화하는 한 생생하게 남아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하이데거의 ‘칸트와 형이상학의 문제’를 읽고, 원전의 의미를 고민하면서 사태와 씨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하이데거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결코 문헌학적으로 읽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이데거는 칸트가 의도한 철학적 문제가 무엇인지 명료히 규명하고 그 문제와 씨름하기 위한 단초를 칸트에게서 발견하되 자신이 보기에 칸트가 놓치고 있었던 측면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자신의 방식으로 그 철학적 문제를 깊이 파헤칩니다. 제가 설민 교수님의 수업에서 배운 것은 단순히 어떤 철학자가 다른 철학자를 이러저러하게 해석했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섣불리 자신의 생각을 개진하기 전에, 기존의 풍요롭고 다양한 철학적 입장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내용을 전유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점진적으로 정립해가는 신중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지적 신중함은 분석철학의 정밀함과 명료함만큼이나 중요한 철학적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준비하시면서 철학과 연관성을 느끼는 구체적인 순간이 있으신가요? 철학은 특정한 업무에 유용하게 연관되는 것을 넘어 우리가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태도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철학과에서 배운 것은 자신과 타인의 사고를 그 전제까지 파고들며 정밀하고 명료히 분석하려는 태도와 자신의 생각을 개진하기 전에 다양한 입장과 대화해보려는 지적 신중함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 태도들은 업무, 친구 및 가족과의 갈등, 심지어 연인과의 다툼을 비롯해 서로 의견 조정이 필요한 모든 상황에서 중요했습니다. 다만, 철학적 사고의 정밀함과 명료함을 무기로 상대 견해의 공백을 비판하고 자신의 입장을 유리하게 끌고 나가기만 한다면, 자신의 입장을 관철할 수 있을지 몰라도 친구든 가족이든 연인이든 사랑하는 사람의 미움을 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정밀함과 명료함을 토대로 상대방의 말에 숨겨진 전제를 규명하고 그 전제가 어떤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법한지 고민하면서 상대방과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공통의 맥락을 찾는다면, 많은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겪은 많은 갈등의 심화는 돌이켜보면 그런 태도의 부족에서 비롯되었고, 갈등의 해소는 그런 태도의 지향을 통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한 제 구체적인 순간의 언급은 제 흑역사를 공개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므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갈등 상황에서 대화를 위한 지적 신중함을 제외하고 명료함과 정밀함을 토대로 상대의 의견이 지니는 공백을 비판하는 길은 최악이라는 것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다시 1학년 신입생으로 돌아간다면,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다거나 후배들이 대학 생활 동안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활동이 있을까요? 제가 1학년이라면 반드시 MT를 가볼 것입니다. 저는 학부 20학번, 즉 코로나 학번입니다. 2022년 4, 5월 제가 훈련소에 있을 때 코로나 규제가 대폭 완화되고 슬슬 MT와 학교 축제가 재개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군대 휴가 때나 전역 후에는 괜히 뻘쭘한 마음에 미루고 미루다 MT를 한 번도 가지 못해 보고 졸업을 하고 말았습니다. 신입생 여러분. 저처럼 미루지 말고 갈 수 있을 때 꼭 MT를 가보셨으면 합니다. 그밖에도 복수전공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제학을 복수전공했습니다. 철학과 경제학은 모두 인간과 사회를 주제로 삼지만 철학은 이미 전제된 바를 깨부수고 파헤치는 학문인 반면, 경제학은 세계를 양적으로 규정하는 방법을 전제하고 그것을 끝까지 밀고 나갑니다. 넓게 보면 철학과 동일한 주제를 다루면서 그 주제를 탐구하는 방법이 너무나 다르기에 경제학을 복수전공했습니다.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인간 행동의 인센티브 분석을 위한 양적 방법론의 유용함과 인센티브 분석이 결여된 좋은 사회를 향한 철학의 열망이 위험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여러분들도 다양한 학문을 접해보면서 세상이 어떻게 다양한 방식으로 조망될 수 있는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 드립니다. 철학의 길에 첫발을 내디딘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신입생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성균관대 철학과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학업 외적으로도 여러분들의 대학생활을 응원합니다. 학문은 생활세계의 분절이라던데, 학과 생활이든 동아리든 아르바이트든 연애든 학업 외적인 경험을 열심히 해 두면서 생활세계의 깊이를 쌓아둘 때, 비로소 공부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여러분들이 처한 상황과 제가 처한 상황은 저마다 다를 것이므로, 응원에 그밖의 조언은 미뤄둡니다. 물론, 학교생활에 고민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저와 함께 묻고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철학과 홈페이지 대학원생 소개글에 제 메일이 있으니 언제든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신입생 여러분, 다시 한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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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10-08
- 조회수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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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 졸업 인터뷰] 철학과 황정현
- 안녕하세요! 우선 본인 소개와 함께,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20학번으로 성균관대 철학과에 입학하여 이번 여름 학사과정을 졸업하고 철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신입학한 황정현이라고 합니다. 저는 학부생 시절에 처음으로 분석철학이라는 분야를 접했고, 이 분야에 강한 매력을 느껴 지금은 언어철학, 윤리학 등 분석철학의 세부 주제를 연구하며 (바쁘지만) 즐거운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부 시절, 성대 철학과에서 가장 좋아했던 장소나 기억에 남는 소소한 풍경이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철학과 소속 분석철학 학회 픽션에 참여하여 철학과 친구들, 학과 교수님들과 함께 <죽음이란 무엇인가>, <도덕철학의 기초>,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와 같은 분석철학 텍스트를 읽고 논의하던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철학적 논의보다는 학회가 끝난 이후에 같이 밥이나 술을 먹거나 한강에 놀러 가는 등 학회원들과 시간을 보냈던 것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기도 합니다.) 철학과 신입생 시절 저는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등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여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귀찮다고 생각했고, 철학과 공식 행사에도 거의 참여하지 않아 학과 내에 친하게 어울리는 사람도 아예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학과 교수님께 진로 상담을 받던 중, 교수님의 추천으로 픽션에 가입하여 활동하게 된 것을 계기로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사귀고, 그 사람들 덕택에 다른 여러 사람들과도 친해지며 철학과에 소속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이 학회 가입을 통해서 제 학교생활이 완전히 바뀌었다고도 할 수 있기에 제게는 너무나도 뜻깊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실 철학과를 선택하는 게 누구에게나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당시 철학에 매력을 느꼈던 결정적인 이유나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남들에 비해 철학이라는 학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고등학교 시절까지도 제 학교 성적에는 크게 신경을 쓰시지 않으시면서도 제가 책을 많이 읽기를 바라셨고 그러한 영향으로 여러 인문학 서적을 읽을 기회가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수능 공부가 지겨워질 때마다 혼자 철학 책이나 소설, 시집 등을 읽었고, 데이비드 흄의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와 같은 철학 텍스트 속에서 무슨 말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어려운 구절을 여러 번 읽다가 어느 순간 ‘어! 무슨 말인지 이해한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들 때의 그 쾌감이 좋아 철학에 보다 깊은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공대에서 인문대로 진로를 변경하여 성균관대 인문사회계열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철학을 정말로 전공해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은 1학년이 끝나고 전공 진입 신청을 할 때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빅데이터나 AI 관련 산업의 영향으로 문헌정보학과나 인공지능 융합학부의 진입 경쟁이 심했고, 저 역시도 공대나 의대에 진학한 고등학교 친구들을 보며 철학 말고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진로로 방향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습니다. 결국 이왕 인문사회계열에 진학까지 한 만큼 한번은 해보고 싶었던 철학 공부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철학과를 선택했고, 성균관대에서 열린 여러 분석철학 수업들을 접한 이후인 지금의 시점에서는 제 선택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공대 대학원에 다니는 고교 시절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친구가 대학원에 진학하던 시기에는 메모리 산업은 죽은 산업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관련 연구실에 들어가면 미래가 보장되기 어렵다는 말이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반대로 되어 메모리 산업이 가장 유망한 분야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빠르게 변하고 어떤 분야가 유망한지에 대한 판단도 계속해서 바뀌는 시대에, 적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한다면 자기 선택에 대한 후회도 훨씬 적게 남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하기 어려워도, 자기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는 알 수 있으니까요. 전 다른 현실적인 고려보다는 제가 배우고 싶었다는 이유로 이 분야를 선택했고, 지금까진 제 선택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학부 시절 들었던 수업 중, 현재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강의나 텍스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앞에서도 분석철학에 대한 제 애정을 여러 차례 표현했지만, 성균관대에서 열리는 분석철학 수업들은 특히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전 학과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분석철학이 뭔지조차 몰랐고, 철학이라고 하면 칸트나 흄, 니체, 플라톤 등의 글을 연구하는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정규 선생님의 <분석철학>, <현대영미철학사>, 박성수 선생님의 <영미철학연구>, 이병덕 선생님의 <인식론>, 남기혁 선생님의 <윤리학>, <형이상학> 등의 수업을 수강했고, 철학이 형이상학적인 주제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부터, 다양한 윤리적 문제들까지 폭넓게 다룬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철학적 사고의 엄밀함과 명료함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제가 성균관대와 철학과에 강한 애정을 갖고 있는 이유도 이 학교에서 들었던 모든 분석철학 수업들이 저에게 큰 지적 자극을 주었고, 저 자신을 학문적으로 더 완성하고 싶다는 강한 동기부여를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앞서 이야기했던 분석철학 학회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철학과 친구들과 각자 구상한 다양한 사고실험을 해보기도 하고, 수업 때 들었던 내용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던 경험들도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준비하시면서 철학과 연관성을 느끼는 구체적인 순간이 있으신가요? 물론 저는 철학과 대학원을 진학하여 여전히 학생의 신분으로 철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어떤 분야로의 진로를 희망하던, 철학을 공부하며 단련한 역량은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는 저 외에 인문대생이 없는 관계로 가끔 만날 때마다 ‘도대체 너희 학과에서는 뭘 배우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저는 그럴 때 철학은 우리가 당연시하고 간과하는 사고의 빈틈들을 들추어내고, 어떻게 하면 우리의 이성적 능력을 더 엄밀하게 완성해 나갈 수 있을지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대답합니다. 철학에는 여러 세부 분야가 있고, 탐구하는 주제도 저마다 다르지만, 다양한 주장들을 평가하고 나의 생각을 정돈된 형태로 말하는 연습을 반복할수록 누군가의 핵심적인 주장이 무엇인지, 무엇을 전제로 말하고 있는지 등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더 좋은 질문을 던져 대화를 풍부하게 만드는 등 분야에 상관없이 유용한 여러 능력들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1학년 신입생으로 돌아간다면,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다거나 후배들이 대학 생활 동안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활동이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철학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1학년으로 돌아간다면 학부생 때만 해볼 수 있는 여러 활동들, 예컨대 학교 축제, 교내 동아리나 학회 활동, 학과 MT나 개강총회와 같은 행사 등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볼 것 같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철학을 통해 지적 역량을 연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학부 생활 중 학회 활동, 동아리 활동, 교환학생, 취미 활동이나 여행 등을 통해 학교 내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제 자신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한 지금까지도 학과 친구들과 시험이 끝나고 한강에 가서 맥주를 마셨던 기억, 동아리방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 창덕궁이나 낙산공원을 산책했던 소소한 기억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학생에게 공부나 진로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사회에 진출하게 되면 학부생 시절보다 시간적 여유도 부족하고, 함께할 친구들 역시도 바빠지게 되어 학부 때와 같은 시간적, 심적 여유를 가지고 다양한 경험들을 하기는 아무래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있을 때 조금 용기를 내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해본다면 한층 만족스러운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철학의 길에 첫발을 내디딘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신입생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성균관대학교 철학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성균관대 철학과 졸업생으로서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성균관대는 철학을 공부하기에 최고의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철학을 업으로 삼고 싶으신 분들, 철학과에서 배운 것들을 활용해 다른 분야로 진출하고 싶으신 모든 신입생분에게 성균관대에서 공부하시는 경험이 가장 값지고 소중한 추억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제 학과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시게 된 만큼 기대감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감도 있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제 개인적 조언은 불안감은 조금 내려놓고 현재에 충실하게 주어진 시간 동안 더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시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하신다면 분명 학교 생활로부터 얻어가는 것이 훨씬 많으실 것입니다. 다들 성균관대 철학과의 구성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시기를 여러분의 선배로서 응원합니다. 저는 학부를 졸업했지만 여전히 대학원생 신분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기에 지나가다가 절 마주치신다면 편하게 인사를 나누어도 좋고, 혹여나 대학원 진학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저에게 부담 없이 물어봐 주세요. <황정현 씨가 찍은 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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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9-30
- 조회수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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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 졸업 인터뷰] 철학과 박찬서
- 안녕하세요! 우선 본인 소개와 함께,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올해 2월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박찬서입니다. 학부에서는 철학과 소프트웨어학을 복수전공했고,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통합과정으로 컴퓨터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학부 시절, 성대 철학과에서 가장 좋아했던 장소나 기억에 남는 소소한 풍경이 있나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다산경제관 지하에 있는 철학과 과방인 것 같아요. 철학과에 처음 들어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던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철학과에서 만난 거의 모든 사람들과의 인연이 그곳에서 시작됐던 것 같습니다. 과방에서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이 친구가 되고 선후배가 되었고, 그때 만난 사람들 중에는 졸업한 지금까지도 자주 연락하고 만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과방은 단순한 학생 공간이라기보다는 대학 생활의 많은 기억이 시작된 장소로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분석철학학회인 ‘픽션’에서 활동했던 기억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특별한 목적이나 이해관계 없이 정말 순수하게 어떤 문제가 궁금하다는 이유만으로 모여서 철학적인 주제를 가지고 오래 토론하곤 했는데요. 인문관 6층 강의실에 모여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논리를 반박하면서 몇 시간씩 토론했던 시간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순수한 지적 호기심만 가지고 사람들과 몇 시간씩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또 있었을까 싶어요. 그래서 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철학과를 선택하는 게 누구에게나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당시 철학에 매력을 느꼈던 결정적인 이유나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고등학교에서 ‘윤리와 사상’을 처음 배웠을 때 받았던 신선한 충격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여러 사상가가 같은 세계와 인간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고, 각자가 생각하는 더 나은 답을 제시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증해온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생각들을 배우다 보니 저도 언젠가는 이 오래된 대화와 논쟁에 직접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철학에는 어쩌면 하나의 정답으로 끝내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 점이 좋았던 것 같아요.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질문을 던지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생각하는 그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런 순수한 지적 호기심에 이끌려 철학과를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부터 분야에 관계없이 세상의 여러 가지 것들에 호기심을 갖고 ‘왜 그런가’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성향이 대학에서는 저를 철학과로 이끌었고, 지금은 아직 답이 없는 문제를 탐구하는 연구자의 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학부 시절 들었던 수업 중, 현재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강의나 텍스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정규 교수님의 ‘현대영미철학사’, 박성수 교수님의 ‘영미철학연구’, 이병덕 교수님의 ‘언어철학’ 같은 분석철학 수업들이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분석철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특정 철학자의 이론 자체라기보다는 생각을 다루고 표현하는 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정확히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하고,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 근거에서 내가 원하는 결론이 정말 도출되는지 검토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제기할 수 있는 반론을 생각해보고, 그 반론에 다시 답하는 훈련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좋은 주장이란 단순히 어렵거나 그럴듯하게 들리는 주장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 논리적인 과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명료하게 설명된 주장이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경험들이 지금 논문을 쓰고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결국 학술적인 글쓰기와 연구도 하나의 설득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문제가 왜 중요한지, 기존의 방법에는 어떤 한계가 있는지, 그리고 내가 제안하는 방법이 왜 그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는지를 다른 연구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명료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연구 결과가 있더라도 그것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좋은 연구로 평가받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철학과에서 배운 논증과 글쓰기, 토론의 방식은 지금도 제가 연구자로서 가지고 있는 꽤 큰 강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준비하시면서 철학과 연관성을 느끼는 구체적인 순간이 있으신가요? 지금은 철학이 아닌 공학 분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지만, 연구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철학을 공부할 때와 닮아 있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많은 학문 분야의 박사학위를 ‘Ph.D., Doctor of Philosophy’라고 부른다는 점도 저는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Philosophy는 오늘날 우리가 하나의 전공으로 구분하는 철학만을 뜻한다기보다는, 어떤 분야에서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새로운 지식을 탐구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된다는 의미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연구를 하다 보면 이미 정해진 문제의 답을 잘 찾는 것보다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를 찾아내고 정의하는 능력이 더 중요할 때가 많아요. 기존 연구들이 당연하게 생각했던 전제를 다시 의심해보기도 하고, ‘왜 지금까지는 이렇게 해왔을까?’, ‘꼭 이런 방식이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갑니다. 그럴 때면 철학과에서 계속 질문을 던지고, 당연하게 보이는 전제를 의심하고, 하나의 문제를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던 경험이 지금의 연구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구하는 분야와 사용하는 도구는 철학을 공부할 때와 완전히 달라졌지만, 결국 제가 좋아하는 일 자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아직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오래 고민한 다음, 제가 생각하는 하나의 답을 논리적으로 만들어가는 일이요. 다시 1학년 신입생으로 돌아간다면,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다거나 후배들이 대학 생활 동안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활동이 있을까요? 1학년 때 가장 중요한 건 처음부터 완벽하게 진로를 정하는 것보다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1학년 때까지는 어떤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은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를 명확하게 알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평소의 나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수업도 들어보고, 전혀 다른 분야를 공부해보고, 학회나 동아리에도 들어가보고, 정말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는 거죠.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것 같은 일에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알게 되지만, 반대로 ‘아, 이건 나랑 정말 안 맞는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됩니다. 저는 그것도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것만큼 무엇을 좋아하지 않는지 알아가는 것도 결국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니까요. 그런 경험들이 하나둘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 말하자면 자신만의 ‘철학’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정해준 기준이 아니라 스스로 고민해서 만든 기준은 이후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굉장히 강한 동기와 방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그러니 특히 1학년 때만큼은 취업이나 스펙처럼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현실적인 고민에만 너무 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에 오기 전까지 정해진 길을 따라왔다면, 대학에서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면서 자신만의 경험을 많이 만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철학의 길에 첫발을 내디딘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신입생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고, 특히 AI의 등장으로 우리가 알고 있던 지식이나 좋은 직업의 기준들도 굉장히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시대에 ‘철학’이라는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때로는 불안하거나 두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 역시 철학과 신입생이던 시절에는 이 전공을 가지고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막막하게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졸업하고 다른 분야에서 공부를 이어가다 보니, 오히려 변화가 빠른 시대일수록 철학과에서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철학과에서는 단순히 철학자들의 이론만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내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글과 말로 전달하는 법, 다른 사람의 주장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법,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는 법, 그리고 너무 당연해 보여서 아무도 질문하지 않는 것에 다시 질문을 던지는 법을 배웁니다. 물론 이런 능력들이 특정한 하나의 직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지금은 철학과는 상당히 멀어 보이는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고 논문을 쓰고 다른 연구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철학과에서 배운 것들을 계속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철학은 정해진 진로를 만들어주는 전공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자유롭지만, 동시에 그 자유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스스로 많이 고민해야 합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그러기 위해 어떤 공부나 복수전공이 필요한지, 그리고 철학과에서 배운 것들을 다른 분야와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정답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는, 좋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철학과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여러분만의 질문을 많이 만들어보고, 또 그 질문들에 대한 여러분만의 답도 하나씩 찾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신만의 생각과 기준은 철학과를 졸업한 뒤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분명 큰 힘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한 명의 철학과 선배로서 여러분의 대학 생활과 그 이후의 다양한 길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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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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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과인문교육연구소" 제25회 논문 발표회 (8월 7일)
- 성균관대학교 "철학과인문교육" 연구소의 제25회 논문 발표회를 8월 7일 (금요일) 오전 9:00~ 오후 6:00에 퇴계인문관 4층 31406호에서 개최하게 되어 아래와 같이 알려드립니다. 이번 발표회는 성균관대학교 인문학연구원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주최됩니다. 학생분들과 선생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 시: 2026년 8월 7일 금요일 오전 9:00~오후 6:00 장 소: 성균관대학교 퇴계인문관 4층 406호(#31406) 개회: 9:00 ~ 9:10 대학원 섹션 발표1 정문관: 9:10 ~9: 50 스마트의 절대적 과정 도입 비판에 대한 반박 발표2 황정현: 10:00 ~ 10:50 인공지능이 발생시킨 해악에 대한 개발자의 도덕적 책임 발표3 우인진: 11:00 ~ 11:50 사회적 집단의 이름과 공점의 문제: 외연주의는 왜 의미론적 부담을 지는가? 점심: 12:00 ~ 1:30 발표4 나형석: 1:30 ~ 2:20 누스바움의 공적 감정 배양은 자율성을 훼손하는가? 전문가 섹션 발표1 김영성: 2:30 ~ 3:30 상호 이해로서의 친밀성 발표2 김정균: 3:40 ~ 4:40 대화적 함의-함의는 존재할까? 발표3 남기혁: 4:50 ~ 5:50 삶의 부조리와 고차적 파기 폐회: 5:50 ~ 6:00 정문관 발표 제목: 스마트의 절대적 과정 도입 비판에 대한 반박 초록: 본 발표는 셀라스(W. Sellars)에 대한 스마트(J. J. C. Smart)의 비판이 정당한지를 검토한다. 셀라스는 현시적 이미지와 과학적 이미지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고 주장하며 그 대표적인 예시로 색의 균질성을 제시한다. 과학적 실재론자인 셀라스의 입장에서, 과학적 이미지는 현시적 이미지의 후계자로서 현시적 이미지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완전하게 설명해내야 한다. 그리고 현시적 이미지와의 간극을 없애고 완성된 이미지가 되어야 한다. 셀라스는 이러한 간극을 없애기 위해 브로드(C. D. Broad)가 주창한 절대 과정(absolute process)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두 이미지를 통합적인 시야에서 조망하는 존재론을 제시한다. 하지만 스마트는 과학적 이미지가 이미 완성되어 간극이 없다는 주장을 하며 셀라스의 기획에 반대한다. 스마트는 민코프스키 시공간의 실재성과 4차원주의를 기반으로 사건을 시공간 고체의 기하학적 특징으로 환원하여 설명할 수 있으며, 또한, 시제어는 제거될 수 있고 지표어는 실천적인 영역에만 한정시킬 수 있기에 이러한 것들은 존재론적인 영역에서 문제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과학적 이미지는 실재를 완벽히 설명해낼 수 있으며, 절대 과정을 통해 존재론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없다. 이러한 스마트의 주장에 대해서, 본 발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반박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 스마트의 주장대로 민코프스키 시공간의 실재성을 인정하더라도, 지표적 요소가 배제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둘째, 스마트가 시제어를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예시로 든 무시제 문장은 시제적 이해를 은폐할 뿐, 실질적으로 시제 개념을 제거하지 못한다. 위 논의를 통해서 나는 스마트의 비판은 성공적이지 않음을 보임으로써 셀라스의 접근법이 유효한 대안으로 남을 수 있음을 보이겠다. 황정현 발표 제목: 인공지능이 발생시킨 해악에 대한 개발자의 도덕적 책임 초록: 쾰러 등(2017)은 인간이 자율적 기계의 해악 발생 행위나 그로 인한 결과적 해악에 대해 직접적 제어력을 갖지 않더라도, 자율적 기계를 그것이 해악을 발생시킬 수 있는 상황에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발생한 해악에 대해 도덕적 책임이 성립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본고는 이 견해를 옹호하여, 범용적(general)이고 비경합적(non-rival)인 인공지능이 발생시키는 해악에 대해 개발자에게 도덕적 책임을 귀속시킬 수 있음을 주장한다. 범용적이고 비경합적인 인공지능을 세상에 도입하는 개발자의 개발 행위는 부주의하거나 무모한 도입 행위에 해당한다. 이는 인공지능의 범용성이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인간에게 해악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하며, 인공지능의 비경합성이 선한 사용자뿐 아니라 악한 의도를 가진 사용자 역시 그러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쾰러 등(2017)에 따르면, 남을 물 위험이 있는 개를 공터에 풀어놓는 견주가 자신의 개가 남을 물어 다치게 하는 경우 해악에 대해 도덕적 책임이 있는 것처럼, 도입 행위자의 도입 행위가 부주의하거나 무모하고, 그가 기계의 행위를 직접 제어하지 못하더라도 도입 행위에 대한 제어력을 지닌다면, 도입된 대상이 발생시킨 해악에 대해 도입 행위자에게 도덕적 책임을 귀속시키기에 충분하다. 다만, 개발자에게 인공지능이 발생시킨 해악에 대해 도덕적 책임이 있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머에게 도덕적 책임을 귀속시키는 것은 자신의 손을 떠난 자녀의 행동에 대해 부모에게 책임을 귀속시키는 것과 유비적이다’라는 스패로(2007)의 유비가 성립하지 않음을 보여야 한다. 본고에서는 도입 행위의 부주의함과 무모함의 측면에서 인공지능의 개발과 자녀의 세계 속 도입(출산과 독립시키는 행위)이 유비적이지 않으며, 쾰러 등(2017)의 전략에 따르는 인공지능 개발자의 책임 귀속이 자녀가 발생시킨 해악에 대해 부모에게 도덕적 책임이 있다는 반직관적인 귀결을 갖지 않음을 논한다. 우인진 발표 제목:사회적 집단의 이름과 공점의 문제 초록: 대법원과 사법위원회의 구성원이 일치하더라도 두 기관은 서로 다른 집단이다. 집단이 그 구성원의 융합체나 복수체라는 외연주의가 옳다면 이 구별은 설명될 수 없다. 따라서 외연주의는 구성원에 관한 사실 외에 두 집단을 개별화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외연주의자들은 이 부담을 존재론이 아니라 언어 철학에 넘길 수 있다고 응답해왔다. 본고는 이 언어 철학적 응답이 취할 수 있는 전략들, 역할 용어에 의존한 의미론적 전략과 화용론적 전략 모두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을 보이고자 한다. 파인의 술어적 전환은 동기 없는 이론 팽창에, 명사적 전환은 임의성에 부딪히며, 크립키의 논증들은 집단 이름이 역할 기술구가 아니라 고유명으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화용론적 전략인 메타언어적 부정은 관련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공점 직관을 담은 문장과 무관한 문장까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는 과잉 생산을 피하지 못한다. 따라서 외연주의는 집단 이름의 의미론에 이론적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서는, 적어도 알려진 전략들로는 유지될 수 없어 보인다. 나형석 발표 제목: 누스바움의 공적 감정 배양은 자율성을 훼손하는가? 초록: 본 논문은 마사 누스바움이 시도한 정치적 자유주의와 감정론의 결합에 해소되기 어려운 긴장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시도는 세 가지 측면에서 실패한다. 첫째, 개념적으로 감정의 정의가 이미 서구 자유주의 가치를 전제하고 있어 문화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다. 둘째, 절차적으로 볼 때 열린 합의 과정이 아니라 특정한 결론에 대한 동의를 미리 요구하는 폐쇄적인 구조를 갖는다. 셋째, 실천적으로 국가 주도의 감정 교육은 개인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자율성을 훼손한다. 역량과 기능을 구분하여 누스바움을 옹호하는 톰 브룩스의 시도 역시, 감정의 영역에서는 그 구분 자체가 유지되지 않기에 이 긴장을 해소하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국가가 내면의 감정을 배양하기보다 공정한 절차에 기반해 자유주의를 보완하는 것이 낫다. 김영성 발표 제목: 상호 이해로서의 친밀성 초록: 친밀성에 관한 기존 이론들은 공개 이론, 공유 이론, 변화 이론, 동일화 이론의 네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본 논문은 이 네 이론을 모두 비판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친밀성의 이해 이론을 제시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친밀한 관계란 서로를 잘 이해하는 관계이다. 이러한 이해는 세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다. 첫째, 구조 파악으로서의 이해는 상대방의 심리적 구조와 서사를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 인문주의적 이해는 상대방과 근본 가치관을 공유하고, 그 공유된 가치관으로부터 개별 가치 판단들이 어떻게 정당화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셋째, 비인지적 상태의 공유로서의 이해는 상대방의 경험, 욕망, 감정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이 세 차원의 이해가 깊어질수록 우리는 상대방과 더욱 친밀해진다. 김정균 발표 제목: 대화적 함의-함의는 존재할까? 초록: 한 발화가 어떤 대화적 함의(Conversational Implicature)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발생된 대화적 함의가 또 다른 대화적 함의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 대화적 함의로부터 발생하는 또 다른 대화적 함의를 “대화적 함의-함의”라고 하자. 이 논문의 목표는 이런 대화적 함의-함의의 존재 여부가 언어철학에서의 화용론적 접근법 일반과 관련된 핵심 문제라는 것을 보이고, 그것이 존재한다고 볼 강한 이유들이 있음을 논증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본 논문에서는 최근의 논의들을 따라 대화적 함의들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뒤에, 각 유형에 해당하는 대화적 함의-함의의 사례들을 제시할 것이다. 그리고 각 사례들이 계산 가능성(Calculability), 취소 가능성(Cancellability), 비분리성(Non-detachability)을 만족한다는 것을 보일 것이다. 그 후 이와 연관된 반론들을 살펴보고, 그 반론들에 답변함을 통해서 대화적 함의-함의의 존재를 옹호할 것이다. 남기혁 발표 제목: 삶의 부조리와 고차적 파기 초록: 토마스 네이글은 삶의 부조리에 대한 카뮈의 형이상학적 분석을 비판하고 인식론적 분석을 제시한다. 본 발표는 네이글의 인식론적 분석을 보완하여, 삶의 부조리를 고차적 파기(higher-order defeat) 차원에서 분석한다. 고차적 파기란 자신의 증거상황에 대한 증거가 자신의 1차증거를 파기하는 현상을 말한다. 본 발표에서는 우리가 네이글을 따라 자신을 객관적 관점에서 조명할 때, 우리가 유의미성 판단을 내릴 때 동원한 1차증거를 위협하는 고차증거와 마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삶의 부조리가 발생하는 건 유의미성에 대해 우리가 가진 증거의 증거력이 위협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오시는 방법: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리셔서 1번 출구로 나온 후 전용 정류장에서 성균관대 셔틀 탑승 발표회와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아래의 연락처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철학과인문교육연구소 연구소장 박성수 / 02-760-0321 / ysys1877@skku.edu 철학과인문교육연구소 조교 우인진 / jaegoi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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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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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과인문교육" 연구소 2026년 여름 해외학자 초청 강연, Kavin Davey 교수 (8월 3일)
- 성균관대학교 "철학과인문교육" 연구소의 2026년 여름 해외학자 초청강연을 8월 3일(월요일) 오후 4:00~6:00에 퇴계인문관 31406호에서 개최하게 되어 아래와 같이 알려드립니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시카고 대학교의 Kevin Davey 교수님께서 "Some Contemporary Thought on the Problem of Induction "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실 예정입니다. 선생님들과 학생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발표 제목: Some Contemporary Thought on the Problem of Induction 초록: It is commonly assumed that science depends on a universal rule of induction that lets us infer unobserved facts from observed ones. However, a precise articulation of such a rule of induction turns out to be extremely difficult. In response to this, Norton has suggested that we do not need a universal rule of induction, and that individual inductive inferences can be justified instead by local material facts which differ from situation to situation. I will show some difficulties with this view. I will then sketch a different way of defending the idea that individual inductive inferences might be justified, even if there is no universal rule of induction. 발표회와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아래의 연락처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철학과인문교육연구소 연구소장 박성수 / 02-760-0321 / ysys1877@skku.edu 철학과인문교육연구소 조교 우인진 / jaegoi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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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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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 졸업 인터뷰] 철학과 조은나래
- 안녕하세요! 우선 본인 소개와 함께,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작년 8월에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20학번 조은나래입니다. 철학과와 심리학과 복수 전공하였습니다. 현재 대학교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교내 여러 행정 업무 중 국제 관련 업무들을 하고 있어,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을 유치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학부 시절, 성대 철학과에서 가장 좋아했던 장소나 기억에 남는 소소한 풍경이 있나요? 다산경제관 지하 1층 핑크색 문! 철학과 과방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긴 소파에 다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시험기간에는 책상 위에서 각자의 노트북을 펴놓고 공부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이다 보니, 공부한 시간보다 수다 떤 시간이 더 길었지만, 그런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되었어요. 특히 제가 학과 학생회장단을 맡았을 때 책상과 소파를 구매하는 등 과방 인테리어를 바꾸었어서 더 애착이 가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또한, 분석철학학회 픽션의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픽션에 대한 애정이 정말 큰데요. 학회 구성원들끼리 회식으로 자주 가던 인쌩맥주와 낭풍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녁 시간에 학회 활동을 하고, 아침이 밝을 때까지 맥주를 마시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들이 종종 생각이 납니다. 사실 철학과를 선택하는 게 누구에게나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당시 철학에 매력을 느꼈던 결정적인 이유나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저는 대전외국어고등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하였는데요, 학교 프랑스어 말하기 시험의 단골 질문인 “우정이란 무엇인가?”, “왜 평화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왜’와 ‘무엇’이 들어가는 질문들을 좋아했어요. 또, 인문학도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그 토대인 철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삶은 질문과 대답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주어진 질문에 잘 대답하고, 더 나아가 좋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철학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철학과에 지원하였습니다. 철학과를 열심히 다닌 사람으로서, 지금은 누군가의 질문을 잘 이해하고, 또 잘 대답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좋은 질문을 하기에는 아직 삶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될 때까지 철학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으려고 해요. 학부 시절 들었던 수업 중, 현재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강의나 텍스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정규 교수님의 <분석철학> 수업과 이아름 교수님의 <철학적 인간학>을 정말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분석철학의 매력은 아주 작은 단위까지 세상을 톺아보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이정규 교수님의 수업들을 수강하면 그 매력에 완벽하게 빠지게 됩니다. 대상을 지시하는 한정 기술구가 이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배운 수업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나의 일상 언어에 대해 한 번 더 되돌아보는 경험을 하게 되면 더 명료하게 말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그 욕심이 철학을 열심히 하게 되는 원동력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분석철학>이 언어를 정제하도록 도와준다면, <철학적 인간학>은 시야를 넓혀주는 수업이었습니다. 삶과 죽음, 웃음과 불안, ai와 공존하는 철학 등 철학과 입학 전 철학과 수업에 대해 기대했던 모든 것이 담긴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도구에 대해 배웠던 것이 기억에 남는데, 같은 사물이더라도 행위의 맥락 속에 담기면 도구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대상적 존재자로 전환된다는 것을 설명해 주시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생각해 보지 않은 주제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준비하시면서 철학과 연관성을 느끼는 구체적인 순간이 있으신가요? 사실 행정 분야는 철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는 않은데요, 일 자체보다는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철학과가 제게 남긴 흔적을 많이 느낍니다. 세세하게 질문하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 기획안을 제출하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남들보다 더 꼼꼼하게 그 의도와 방향성을 점검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또, 초년생이다보니 주변에 업무에 관한 질문을 할 때가 많은데, 질문을 깔끔하게 잘한다는 칭찬을 많이 받을 때 철학을 공부한 보람을 느낍니다. 다시 1학년 신입생으로 돌아간다면,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다거나 후배들이 대학 생활 동안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활동이 있을까요? 교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코로나 학번이라 1학년 때의 추억이 거의 없는 것이 가장 아쉬운데요, 20살의 패기로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발을 들여보시면 알차게 대학 생활을 시작하실 수 있을 거예요. 두려워하지 마시고 관심 있는 모든 것에 기웃대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애정을 가득 담아 분석철학학회 ‘픽션’을 강력 추천합니다! 분석철학 수업을 듣고 관심이 생기신다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좋은 대화도 나누고 좋은 우정도 얻어가세요. 철학의 길에 첫발을 내디딘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신입생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신입생 여러분, 성균관대학교 입학을 축하합니다! 입시를 마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철학과 신입생이 되는 것에 대해 기대도, 걱정도 되시지요?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는 철학과를 고른 것을 단 한 순간도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노시고, 또 열심히 관심 분야를 찾아가시다 보면 어느샌가 철학과의 매력에 빠져 있으실 거예요. 여러분의 학과 생활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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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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