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세미나] 2023 춘계학술대회 수선사학회‧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 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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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22
2023 춘계학술대회 수선사학회 ‧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동아시아 역사 인식의 갈등과 도전
장소: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6층 소향강의실
주최: 수선사학회 ‧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후원: 동북아역사재단 ‧ 한국연구재단
모시는 글
수선사학회 회원님께
안녕하십니까!
수선사학회 회장 김경호입니다.
어느 덧 신록의 푸르름을 아쉬워하면서 6월의 첫 주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학회 회원 선생님들의 연구도 계절의 변화와 같이 풍성한 결실을 맺는 시간을 맞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수선사학회에서는 매년 시대인식과 학문적 성찰을 통해 새로운 학술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모든 회원님들께서 힘을 모아주시어 춘계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23년 춘계학술회의 주제는 ‘동아시아 역사 인식의 갈등과 도전’입니다.
동아시아의 각 국가들은 전통질서가 해체되면서 각 지역에서 민족국가가 형성될 때 ‘서구’ 사회와 충돌하면서 당면하게 되는 복잡 다단한 역사적 경험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각국 마다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가장 커다란 역사적 경험의 차이는 ‘식민’ 지배 경험의 유무일 것입니다. 일본은 동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식민경험이 없는 국가입니다. 아니 단순히 피식민 경험의 없음이 아니라 다른 동아시아 국가에 대해 식민지배를 자행한 국가입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일본과 서구의 제국주의 세력에 의해 반식민지 상황을 겪은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보다 더 심합니다. 36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본의 강제적 식민통치의 압제하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러한 동아시아 각국 간의 역사적 경험과 인식의 차이가 내부의 전통과 변혁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서로 다른 입장과 태도를 견지하게 되고 때로는 넘을 수 없는 견고한 장벽으로 작용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동아시아 지역은 역사적으로 ‘피식민’과 ‘반식민’의 경험과 ‘탈식민’과 ‘탈중국’이라는 경험이 착종되어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런 까닭에 동아시아 담론의 진정한 출발은 다양한 문제로 착종되어 있는 동아시아 사회의 역사적 경험 차이와 인식에 대한 검토와 역사 발전 과정의 이해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동아시아 내부의 서로 다른 역사적 경험이 뒤섞여 있는 복잡한 실타래를 하나씩 풀고 그 다양성을 상호 이해할 때 비로서 동아시아 담론의 진정성은 힘을 얻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때로는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21세기에 진입하면서 지역화의 문제보다 세계화(글로벌화)의 문제가 더 강조되면서 점점 더 긴장이 고조되는 동아시아를 둘러싼 ‘제국’ 중심의 패권 질서의 재현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냉전체제 이후 동아시아 지역은 소련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가 구현되면서 그 내부에 중국의 중화질서와 일본의 ‘대동아’라는 제국의 잔영이 잠복하고 있었다면, 21세기의 동아시아는 미국과 러시아(소련)의 기존 제국은 물론이고 잠재되었던 중국과 일본의 패권적 질서가 수면위로 부상한 상황입니다. 동아시아를 둘러싼 ‘제국’ 들의 경쟁은 더 이상 동아시아를 지역이 아닌 세계에 편입된 일원으로 강제하고 있습니다.
21세기의 동아시아는 세계화와 지역화의 추세속에서도 냉전기부터 잠재해 온 안보 갈등이 첨예한 국가간 문제로 부각되었습니다. 더욱이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와 같은 군사적 행동은 이 지역의 평화와 공존에 도움을 주고있지 못한 실정이기도 합니다. 뿐만아니라 대만 문제로 대표되는 미국과 중국의 날선 대립,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노골화된 우경화 경향 등은 종래의 협력 강화를 통한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고자 한 다양한 성격의 동아시아 담론과는 온도 차이를 느낄 수 밖에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동아시아의 갈등과 모순은 무엇보다도 각국 간의 상호불신과 폐쇄적이고 자국중심적 민족주의의 대립과 충돌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동아시아의 갈등과 대립은 담론이 시작된 90년대 탈냉전의 세계적 추세속에서 오히려 미·중 양대 거대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새로운 냉전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회귀는 상기한 동아시아의 역사 경험의 차이라는 사회문화적 요인 역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 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하에서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여섯 분의 발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발표와 토론의 硏鑽 공간에서 오늘날 동아시아 국가들의 현재와 그들의 역사 인식을 다시금 고찰하고 이를 통해 국가 간의 갈등 극복과 화해의 초석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학술회의 진행을 위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먼저 동북아역사재단의 후원은 척박한 인문학계의 환경에서 이와같이 뜻깊고 의미있는 학술환경 조성에 든든한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발표와 토론, 그리고 사회를 맡아주신 선생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원만한 학술회의 진행을 위해 노력해주신 총무이사님을 비롯한 학회 임원 선생님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수선사학회장
김경호 올림
2023.05.18.